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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제구력이 SSS급1화

회귀 후 제구력이 SSS급

회귀 후 제구력이 SSS급

시놉시스

어깨 부상으로 프로 2군을 전전하다 쓸쓸히 은퇴한 무명 투수 '준혁'. 좌절 속에 술을 마시다 깨어보니 고등학교 야구부 시절인 10년 전으로 회귀해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상대 타자의 예상 스윙 궤적, 구속, 회전수 및 투구 기하학 공식을 계산하여 보여주는 '마운드 기하학 시스템'이 떠오른다. 릴리스 포인트 오차 0.1mm 이하의 완벽한 핀포인트 제구, 기류의 저항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빚어낸 아무도 쳐낼 수 없는 나만의 커스텀 '기하학 마구'들. 마운드 위의 냉철한 수학자이자 절대적인 에이스 투수가 되어 고교 야구를 평정하고,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투수(GOAT)로 거듭나는 정밀 야구 스포츠 판타지.

1화: 패전 투수의 미적분

촤아아아아-.

야구장 라이트 너머로 거친 빗줄기가 사선으로 내리꽂히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전광판 기둥이 윙윙대며 흔들렸고, 물을 흠뻑 머금은 마운드의 흙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질퍽거리며 스파이크 날을 조여 왔다.

“후우…….”

송준혁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오른손을 등 뒤로 돌렸다.
손가락 끝으로 야구공의 실밥을 매만졌다. 젖어 들어가는 가죽의 미끈거리는 감촉, 그리고 만성적인 회전근개 파열로 어깨 관절 깊은 곳에서부터 욱신거리며 차오르는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그는 28세의 무명 투수였다. 프로 드래프트 하위 라운드로 입단해 10년 동안 1군 무대는 고작 서너 번 밟아본 게 전부였다. 대부분의 시간은 2군의 먼지 나는 불펜에서 보냈고, 오늘 경기는 방출 통보를 앞둔 그가 패전 처리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참이었다.

9회초 2사 만루, 스코어는 12 대 2.
이미 승부는 기운 지 오래였고 관중석은 텅 비어 있었다. 오직 빗소리만이 마운드를 쓸쓸히 감싸 안았다.

타석에는 상대 팀의 리그 최강 홈런왕 타자가 방망이를 가볍게 돌리며 준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무자비하고 거대한 실루엣 앞에서 준혁은 천천히 투구 동작에 들어갔다.

‘내 인생도 이 비처럼 씻겨 내려가는구나.’

준혁이 온 힘을 다해 오른팔을 내뻗었다.
우두둑. 어깨 관절에서 뼈가 어긋나는 불쾌한 소리가 뇌리를 때렸다. 공은 릴리스 포인트를 잃고 하늘로 높게 솟구쳤고, 홈런왕의 방망이가 매섭게 바람을 갈랐다.

깡-!

고막을 찢는 금속음과 함께 야구공이 빗줄기를 뚫고 우주 끝까지 날아갈 것처럼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전광판 위를 넘어 외야 너머의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져 버리는 초대형 만루 홈런.

준혁은 그대로 마운드 위에 무릎을 꿇었다.
어깨의 통증과 함께, 10년 야구 인생이 완벽하게 끝났다는 선고가 비명처럼 뇌리를 가득 채웠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야! 송준혁! 정신 안 차려?”

머리를 뒤흔드는 강한 충격과 함께 준혁의 눈이 번쩍 떠졌다.
매운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비린내가 섞인 땀 냄새와 오래된 석회 가루 냄새. 눈앞에는 주황색의 플라스틱 헬멧을 쓴 낯익은 얼굴이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대, 대웅이?”

“이 미친놈이 연습 경기 앞두고 불펜에서 졸고 자빠졌네. 너 어제 잠 안 잤냐?”

준혁은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았다.
낡아빠진 그물망, 녹슨 배팅 케이지, 그리고 가슴팍에 ‘충주정보고’라고 파란색 한글 실로 적힌 야구 유니폼.

‘충주정보고? 설마…….’

준혁은 허겁지겁 유니폼 바지 주머니에서 구식 슬라이드 폰을 꺼내 화면을 켰다.

[2016년 6월 3일]

“2016년? 10년 전이라고?”

말도 안 되는 현실에 숨이 턱 막혔다.
그는 분명 2026년의 비 내리는 2군 마운드에서 패전 홈런을 맞고 쓰러졌었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이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의 야구부 훈련장에 있는 것인가.

“야, 감독님이 불러. 오늘 신일고랑 연습 경기인데, 너 5회부터 중간 계투로 올라가야 하니까 어깨 풀어두래.”

포수 대웅이가 미트를 팡팡 치며 불펜 마운드로 걸어갔다.
준혁은 여전히 멍한 머리로 불펜 마운드 위에 섰.
10년 전의 젊은 육체. 신기하게도 어깨 관절을 돌려보아도 회귀 전 그를 지옥처럼 괴롭히던 시큰거리는 통증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부상당하기 이전의 깨끗하고 생생한 어깨였다.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어…… 부상 없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진동이 차올랐다.
그가 천천히 불펜의 플레이트 위에 발을 디디며 공을 쥐는 순간.

띠링-.

갑자기 눈앞의 빗줄기와 흙바닥 위로 기하학적인 격자무늬(Grid) 투명 선들이 허공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시스템 로딩: ‘마운드 기하학 분석 모듈’ 활성화.]
[투구 좌표계 초기화 완료. 타격 영역 실시간 미적분 가이드 가동.]

“……이게 대체 뭐지?”

준혁은 눈을 비볐지만 눈앞의 홀로그램 화면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가 포수 미트를 쳐다보자, 미트 정중앙으로 연결되는 오렌지빛의 3차원 투구 궤적 선이 가늘게 포물선을 그리며 허공에 맵핑되었다.

[타겟 포인트: 포수 미트 (x: 12.4, y: 0.82, z: 0.15)]
[추천 구질: 포심 패스트볼. 릴리스 포인트 추천 각도: 78.4도]
[풍속 및 공기 저항 보정치: 좌측 0.02도 틸트 필요]

준혁은 홀린 듯이 야구공의 실밥을 쥐었다.
눈앞에 보이는 주황색 선을 따라 공을 통과시키기만 하면 된다는 본능적인 깨달음이 머리를 스쳤다.

준혁은 다리를 높게 올렸다.
시각 가이드라인이 가리키는 정확한 팔 각도와 디딤발의 위치. 온전히 몸의 무게 중심이 손끝으로 전달되는 가장 완벽한 투구 기하학 공식에 몸을 맞춘 채, 공을 세차게 뿌렸다.

쉬이이익-!

공이 바람을 찢는 매서운 회전음을 토해냈다.
그리고 오렌지빛 투구 가이드라인을 자로 잰 듯이 0.1mm의 오차도 없이 통과하며, 포수 대웅이의 미트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갔다.

퍼어어어억-!

불펜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의 묵직하고 폭발적인 포구음이 터져 나왔다.
공을 받아낸 대웅이는 미트를 쥔 왼손을 부르르 떨며 멍하니 마운드를 쳐다보았다.

“야…… 송준혁. 너 방금…… 뭘 던진 거냐?”

그것은 구속 138km/h의 평범한 직구였다.
하지만 회전의 중심축이 기하학적으로 완벽하게 정렬되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소름 끼치는 오차가 존재하지 않는 기적의 핀포인트 제구였다.

준혁은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며 희열에 찬 미소를 지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마운드 위의 수학자가 지배하는 새로운 야구의 서막이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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