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휴재 중입니다만?

50화: 완결 - 모든 로맨스의 시작
옥탑방의 낡은 책상 위에는 이제 두 권의 책이 나란히 꽂혀 있었다.
하나는 세아를 스타 작가로 만들어준 <로맨스는 휴재 중입니다만?>,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갓 출간된 신작 <나의 주인공은 퇴사 중>이었다.
"드디어 마지막 권까지 다 나왔네요."
세아가 갓 배송된 따끈따끈한 단행본을 쓰다듬으며 감회에 젖었다. 도하는 그 옆에서 책장의 빈자리를 조절하며 세아를 바라보았다.
"고생했어, 윤 작가. 이제 정말 한 단락을 마무리한 기분이군."
"맞아요. 도하 씨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긴 꿈을 꾼 것 같아요. 하지만 깨고 나도 옆에 당신이 있다는 게 제일 신기하고 행복해요."
도하는 세아의 손을 잡고 옥상으로 나갔다. 옥상에는 도하가 미리 준비해둔 작은 테이블과 와인, 그리고 예쁜 전구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어머, 웬일이에요? 강 사장님이 이런 이벤트도 하시고."
"오늘은 우리에게 특별한 날이니까. 책으로 남은 이야기가 끝까지 닿았고, 현실의 우리가 그 다음 장을 직접 넘기는 날."
도하는 와인 잔에 붉은 액체를 따르며 세아에게 건넸다.
"세아. 난 소설 속에서 태어나서, 당신의 펜 끝에서 자라났어.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당신, 내 손을 잡고 있는 당신은 내 생명보다 더 소중한 진짜 나의 세계야."
도하가 품 안에서 반지 상자를 꺼냈다. 소설 속 화려한 다이아몬드가 아니었다. 세아의 탄생석이 조용히 빛나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정성스러운 반지였다.
"윤세아. 나와 함께 이 현실이라는 무대 위에서, 마침표 없는 로맨스를 계속해주겠나? 당신의 다음 생애까지 내가 전속 남주인공으로 계약하고 싶은데."
세아는 벅차오르는 감동에 눈물을 닦으며 환하게 웃었다.
"계약 조건이 너무 까다로운 거 아니에요? 평생 내 마감 감시해야 할 텐데."
"기꺼이 그러지. 당신의 모든 문장에 내가 깃들어 있을 테니까."
세아가 도하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며 그를 끌어안았다.
밤하늘의 별들이 옥탑방 위로 쏟아질 듯 빛나고 있었다. 한때는 모니터 속의 글자였던 남자가 이제는 세아의 심장 가장 깊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로맨스는 휴재 중입니다만?]
소설의 제목은 이제 오래된 농담처럼 남았다. 그들의 로맨스는 더 이상 휴재도 연재도 아니었다. 아침의 장보기와 밤의 마감, 사소한 다툼과 화해 속에서 조용히 계속되는 생활이었다.
세아는 도하의 품에 안겨 밤하늘을 보며 마지막 속삭임을 건넸다.
"고마워요, 내 세상에 와줘서."
"고마워, 나를 세상 밖으로 불러내 줘서."
두 사람의 긴 입맞춤과 함께, 옥탑방의 불빛은 따스하게 타오르며 서울의 밤하늘 속으로 스며들었다.
이것으로 작가 윤세아와 남주인공 강도하의 '소설 속 로맨스'는 막을 내린다. 그리고 두 사람은 더 이상 결말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같은 문장 안에 머문다.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