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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율을 그리는 작곡가1화

신의 선율을 그리는 작곡가

신의 선율을 그리는 작곡가

시놉시스

삼류 대기업 가수의 고스트라이터로 혹사당하다 스트레스성 돌발성 난청으로 청력을 잃고 쓸쓸히 삶을 마감한 작곡 천재 '강우진'. 정신을 차려보니 실용음악과 입학 직후인 10년 전 스무 살 시절로 회귀해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세상 모든 소리의 주파수, 오선지 화성학 코드, 듣는 사람들의 뇌파 동기율을 입체 오렌지빛 그래프로 보여주는 '신의 선율 시스템'을 깨닫는다. 청각 손상 0%의 무결한 황금 귀, 터치 한 번으로 대중의 감정을 지배하는 기적의 마력 음원 제조 능력. 음원 유통 사기 카르텔들을 차례로 침묵시키고, 망해가는 중소 엔터사를 인수해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을 직접 프로듀싱하며 빌보드를 정복하는 글로벌 넘버원 히트메이커 성공기.

1화: 소리가 사라진 방, 그리고 황금 귀의 회귀

삐이이이이이-.

귓전을 가득 채우는 잔인한 이음(耳音).
강우진은 양손으로 귀를 움켜쥔 채 작업실 방구석에 주저앉아 신음했다. 모니터 위에 띄워진 음원 믹싱 프로그램의 복잡한 파동 선들은 쉬지 않고 춤을 추고 있었지만, 우진의 귀에 들리는 것은 오직 날카로운 노이즈 소리뿐이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돌발성 난청이었다.

“우진아, 이번 신곡 편곡 다 됐어? 대형 기획사 스타 아이돌 타이틀로 들어가야 하니까 빨리 넘겨. 이름은 알지? 저번처럼 최 작곡가 이름으로 나갈 거야.”

담배를 꼬아 문 기획사 부장이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와 믹싱 보드를 툭툭 쳤다.
우진은 그의 입술 모양을 보고 대화 내용을 간신히 알아챘다.

10년 동안 그는 대형 기획사의 위작 대필 작곡가, 즉 '고스트라이터'로 살았다. 밤샘 작업과 불공정 계약의 굴레 속에서 그의 귀는 망가져 갔고, 결국 음악가로서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영구적인 청력 상실 진단을 받았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방.
음악이 사라진 세상에서 우진은 더 이상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절망 속에 눈을 감았을 때, 그의 시야는 암흑으로 완전히 뒤덮였다.


“야! 강우진! 너 어제 축하 파티에서 술을 얼마나 처먹은 거야? 실기 수석 축하해 줬더니 맛이 갔네.”

장난기 서린 목소리와 함께 어깨를 세차게 흔드는 감각.

우진은 번쩍 눈을 떴다.
어두운 작업실이 아니었다. 창밖으로 눈부신 아침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고, 오래된 선풍기가 털털거리며 돌아가는 소리가 그의 고막을 선명하고 맑게 울렸다.

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아주 생생하고 선명하게.

“대, 대웅이?”

“대웅이는 무슨 대웅이야. 나 윤태다, 자식아. 야, 실용음악과 오리엔테이션 11시까지 대강당이래. 얼른 씻어.”

우진은 허겁지겁 책상 위에 놓인 슬라이드 폰을 켜 화면을 응시했다.

[2016년 6월 3일]

“2016년? 대학 입학 오리엔테이션 날이라고?”

우진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는 소리를 잃고 쓸쓸히 숨졌던 30대 중반의 유령 작곡가였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이 음악의 꿈을 품고 처음 대학에 입학했던 스무 살 시절로 돌아와 있는 것인가.

탁, 탁.

그가 충격에 휩싸여 침대에서 내려서는 순간.
눈앞에 공기 진동의 흐름과 선풍기의 회전 소리가 푸른색 주파수 오선지 궤적으로 허공에 매핑되기 시작했다.

[시스템 로딩: ‘소리의 기하학 주파수 맵’ 활성화.]
[스캔 기능 가동: 절대음감 튜닝 가이드 완료.]
[뇌파 동기 감응 파동률: 87.2%. 대중의 감정 공명 그래프 표시 가능.]

“이건…… 소리의 파동이 눈에 보여?”

도윤의 시야에 방안의 모든 소리가 형형색색의 오선지 그래픽과 음높이 주파수 그래프(Hz)로 표시되었다.
선풍기 모터의 회전축이 마찰을 일으키며 내는 불협화음 주파수의 위치(320Hz 부근의 붉은색 결함 노드)가 빨갛게 표시되어 오작동을 알려주고 있었다.

[조율 추천: 320Hz 노이즈 소거 시, 선풍기 회전음의 고조파 안정 완료.]

우진은 홀린 듯이 책상 옆에 놓여 있던 조율용 미세 렌치를 들고 가이드가 가리키는 정확한 하우징 볼트의 각도로 선풍기를 조였다.

딸깍.

시끄럽게 덜덜거리던 선풍기 소리가 순식간에 프리미엄 무소음 바람 소리처럼 부드럽고 완벽한 화성학적 4도 음정 화음 공명으로 잦아들었다.

“와…… 대박이네.”

우진은 자신의 두 손과 맑은 귀를 번갈아 쳐다보며 희열에 찬 웃음을 지었다.
귀가 들린다. 그것도 세상 모든 소리를 분자 단위의 주파수로 쪼개어 볼 수 있는 ‘신의 귀’와 ‘시각화 시스템’을 가진 채로.

유령 작곡가로 살며 자신을 착취했던 거대 IT 유통망과 대기업 기획사 연합.
그들의 엉터리 표절 음악 시장은 이제 강우진의 오선지 아래에서 피를 토하며 단죄당할 운명이었다.

세상 모든 영혼을 뒤흔들 신의 선율을 그리는 천재 히트메이커의 전설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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