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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유일의 24시 마트 영주님1화

이세계 유일의 24시 마트 영주님

이세계 유일의 24시 마트 영주님

시놉시스

대륙 최악의 던전 입구, 버려진 땅의 영주로 부임한 몰락 귀족 강진우. 그가 가진 것은 오직 '지구 편의점 소환 시스템'뿐! 마력 포션보다 강한 핫나인과 마데카싹으로 이세계를 정복하는 신개념 경영 판타지가 시작된다.

1화: 던전 앞에는 편의점이 제맛이지

“여기가… 내 영지라고?”

강진우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영지라기보다는 거대한 무덤에 가까웠다. 사방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시커먼 암석들뿐이었고 하늘은 낮게 가라앉은 먹구름 때문에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어둑어둑했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마치 거대한 괴물이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 동굴, ‘심연의 아가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대륙에서 가장 위험한 던전 중 하나이자 매년 수천 명의 모험가가 목숨을 잃는다는 죽음의 땅.

그곳이 바로 제국 서열 최하위, 몰락한 폰 그라트 백작가의 서자였던 ‘카일 폰 그라트’—지금의 강진우가 하사받은 영지였다.

“도련님, 그래도 성벽은 튼튼해 보이지 않습니까?”

옆에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는 것은 진우의 유일한 보좌관이자 기사인 리아였다. 그녀는 낡은 가죽 갑옷을 걸치고 있었지만 그 눈빛만큼은 이 황량한 땅에서도 꺾이지 않은 고결함을 담고 있었다.

“성벽? 리아, 저건 성벽이 아니라 그냥 돌무더기야. 저기 봐, 이미 반쯤 무너져 있잖아.”

진우가 가리킨 곳에는 한때는 성문이었을 법한 나무판자 조각들이 바람에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사실 진우는 이세계인이 아니다. 대한민국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5년 동안 점장으로 일하며 진상 손님들과 사투를 벌이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러다 편의점 창고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삼각김밥을 정리하던 중, 정체불명의 빛에 휩싸여 이곳으로 날아오게 된 것이다.

‘남들은 황태자나 대마법사로 빙의한다더니 나는 왜 하필 망해가는 백작가의 서자냐고.’

거기에 하사받은 땅은 던전 입구. 이건 그냥 죽으라는 소리였다.

그때였다.

[띠링!]

귓가에 익숙한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편의점 자동문이 열릴 때 나던 바로 그 소리였다.

[‘24시 마트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
[사용자: 강진우 (카일 폰 그라트)]
[영지 등급: F (폐허)]
[보유 포인트: 1,000P]

“어…?”

진우의 눈앞에 반투명한 상태창이 떠올랐다.

[환영합니다, 점장님! 이세계를 지구의 편의 물품으로 정복해 보세요!]
[첫 부임 기념 특별 보급품을 지급합니다.]

[보급품: ‘휴대용 팝업 편의점(1평형)’ 1개, ‘핫나인’ 1박스, ‘삼각김밥(전주비빔)’ 10개]

“이게 뭐야?”

진우가 당황하는 사이, 그의 시선이 닿은 빈터에 갑자기 은은한 빛이 모여들더니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치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나타난 것은 가로세로 2미터 남짓한 작은 컨테이너 박스였다. 하지만 그 외관은 너무나도 익숙했다. 파란색과 하얀색이 조화를 이룬 깔끔한 외벽 그리고 정면에는 커다랗게 ‘GS24’… 아니, ‘AZA 24’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도, 도련님! 이게 대체 무슨 마법입니까?”

리아가 검을 빼 들며 경계 태세를 취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이질적인 건물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진정해, 리아. 이건… 내 비장의 무기 같은 거야.”

진우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마트의 문을 열었다.

딸랑—!

청량한 종소리와 함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그를 맞이했다. 내부에는 작은 진열대 몇 개와 냉장고 하나가 전부였지만, 그 안에는 정말로 핫나인와 삼각김밥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와, 진짜네.”

진우는 냉장고에서 핫나인 한 캔을 꺼냈다. 캔 표면에는 맺힌 차가운 물방울이 손바닥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 척박한 땅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음료라니. 그 자체만으로도 기적이었다.

그때, 마트 밖에서 요란한 소음이 들려왔다.

“젠장! 치료 마법사 없나? 바드가 어깨를 물렸다고!”
“포션! 포션 다 떨어졌어!”

던전 ‘심연의 아가리’에서 갓 탈출한 것으로 보이는 모험가 무리였다. 그들은 온통 피칠갑이 된 채 서로를 부축하며 절뚝거리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마력이 바닥났는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진우는 손에 든 핫나인 보며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장사꾼의 촉이 온다.’

그는 핫나인 캔을 들고 마트 밖으로 나갔다.

“거기 모험가 양반들! 죽어가는 마력과 기운을 단번에 살려줄 비약이 있는데, 관심 없나?”

모험가들이 멈춰 섰다. 그들은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진우와 그 뒤의 기이한 건물을 번갈아 보았다.

“비약? 네놈은 누구냐? 포션 상인인가?”
“상인은 아니고, 이 땅의 영주지. 이름은 카일. 그리고 이건 마력 회복에 직빵인 ‘핫-나인’이라는 거다.”

진우는 캔을 따서 하얗게 질린 마법사에게 건넸다.

칙—!

탄산이 터지는 경쾌한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마법사는 코끝을 자극하는 상큼하면서도 강렬한 약제 냄새에 홀린 듯 캔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오, 오오…!”

순간, 마법사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의 몸에서 가느다란 마력의 실타래가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바닥났던 마나 회로가 강제적으로 활성화되며, 뇌 속에 도파민이 폭발하는 느낌이 그를 덮쳤다.

“이, 이건…! 고농축 마나 포션인가? 아니, 그보다 훨씬 자극적이야! 정신이… 정신이 번쩍 든다!”

마법사는 마치 광인처럼 소리를 지르며 남은 핫나인를 들이켰다.

“한 캔 더! 한 캔 더 없나? 내 전 재산을 줄 수도 있어!”

그 광경을 지켜보던 다른 모험가들의 눈빛이 변했다.

[띠링!]
[첫 거래 성공! 100포인트가 적립되었습니다.]
[손님의 만족도: 최상]
[입소문 포인트가 상승합니다.]

진우는 몰려드는 모험가들을 보며 마트 간판을 가볍게 두드렸다.

“천천히들 하라고. 24시간 연중무휴니까.”

죽음의 던전 앞, 세계 최초의 편의점 영주님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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