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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속 낚시꾼이 신화급을 낚음3화

게이트 속 낚시꾼이 신화급을 낚음

게이트 속 낚시꾼이 신화급을 낚음

3화: 소시지에 걸린 첫 월척

소시지는 손바닥만 했다.

강태공은 비닐 봉지를 쥔 채 한참 움직이지 못했다. 물에 젖은 몸은 쉴 새 없이 떨렸다. 빈속은 따뜻한 국물보다 먼저 이 싸구려 소시지의 짠 냄새를 떠올렸다.

한 입이면 조금은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검은 호수는 사람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수면 아래로 금빛 비늘이 한 번 번쩍였다. 사람 몸통만 한 비늘 하나가 빛을 받는 것이 아니었다. 비늘 달린 무언가가 천천히 옆구리를 돌린 흔적이었다.

그 뒤의 그림자는 훨씬 컸다.

태공은 입술을 깨물었다. 큰 놈을 바로 노리는 건 낚시가 아니라 자살이었다. 뭘 먹는지조차 모르는 놈에게 마지막 먹거리를 던질 만큼 배가 고프진 않았다.

아직은.

그는 비닐을 이로 뜯었다. 물에 젖은 봉지는 질겨서 잘 찢어지지 않았다. 겨우 틈을 만들고 소시지를 꺼내자 짭짤한 기름이 손끝에 묻었다.

"미안하다. 오늘은 네가 떡밥이다."

소시지를 세 토막으로 잘랐다. 가장 작은 조각을 바늘에 꿰고 나머지 둘은 조끼 안주머니에 넣었다. 한 번 던져 보고 반응이 없으면 미끼를 바꿀 생각이었다.

[첫 투척을 완료하십시오]

[투척 지점: 고정 수역]

태공은 낚싯대를 들었다.

낚시터에서는 욕심부터 내면 망했다. 큰 고기가 있다는 말만 듣고 굵은 바늘을 던지면 작은 입질도 다 놓쳤다. 먼저 입질하는 놈의 습관부터 읽어야 했다.

그는 금빛 비늘이 지나간 자리보다 조금 앞쪽에 바늘을 가볍게 던졌다.

찌는 없었다. 대신 수면 위에 둥근 푸른 빛이 떠올랐다. 빛의 가장자리가 가늘게 흔들릴 때마다 물속 마력이 실처럼 흐르는 것이 보였다.

태공은 초릿대 끝과 푸른 원을 번갈아 봤다.

물은 고요했지만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었다. 원의 안쪽에서는 가는 흐름 세 줄이 바늘 쪽으로 모였다가 멀어졌다. 금빛 비늘도마뱀이 올 때마다 그중 가장 얇은 줄이 먼저 떨렸다.

태공은 속으로 박자를 셌다.

하나. 둘. 셋.

셋을 세기 전에 흐름이 꺾이면 놈은 옆을 훑고 지나갔다. 셋을 넘기고도 물길이 멈추면 입을 대는 것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마수였지만 입질은 물고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툭.

툭.

줄이 아주 조금 당겨졌다.

그는 바로 챘다가 멈췄다.

작은 입질이었다. 먹이를 삼킨 게 아니라 냄새만 확인한 움직임이었다. 성급하게 채면 소시지만 빼앗기고 바늘은 비게 된다.

금빛 비늘도마뱀이 수면 가까이 떠올랐다.

도마뱀을 닮은 길쭉한 머리와 둥근 눈이 보였다. 입가에는 얇은 수염이 달렸고 등에는 동전만 한 금비늘이 줄지어 박혀 있었다. 놈은 소시지 앞에서 입을 벌렸다가 몸을 틀어 옆으로 빠졌다.

"싼 미끼인 건 알아보네."

태공은 줄을 반 뼘 감았다가 천천히 풀었다. 소시지가 물살에 흔들리며 도망가는 새끼 물고기처럼 움직였다.

비늘도마뱀의 수염이 떨렸다.

놈은 한 번 더 미끼 코앞까지 다가왔다. 둥근 눈이 바늘을 훑었다. 금빛 혀가 소시지 끝을 건드리고는 재빨리 물러났다.

소시지의 끝이 반쯤 사라졌다.

태공의 관자놀이가 꿈틀거렸다. 이러다 미끼만 다 뜯기겠다. 바늘을 너무 깊이 숨기면 냄새가 안 퍼지고 너무 얕게 달면 이런 놈에게 털린다.

그는 대를 내려 바늘을 자기 쪽으로 끌었다. 남은 소시지 조각을 꺼내 덧대고 바늘 끝이 살짝만 드러나게 눌렀다. 낚시터라면 떡밥을 더 개면 그만이었지만 여기서는 이 한 조각이 점심이자 저녁이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먹어. 나도 배고프다."

놈이 다시 가까워지는 순간 암반 반대편에서 물이 튀었다.

톱날지느러미 마수였다.

노란 눈의 마수는 젖은 돌을 발톱으로 긁으며 올라왔다. 바늘에는 관심도 없었다. 놈의 시선은 처음부터 태공의 목을 향하고 있었다.

[경고]

[훅킹 이전에는 절대 인장력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알아. 그러니까 물기 전에 방해하지 마."

태공은 낚싯대를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으로 물웅덩이를 찼다. 튄 물이 마수의 눈을 가렸다.

마수가 낮게 몸을 웅크렸다.

태공은 발끝으로 암반의 마른 부분을 더듬었다. 왼쪽 장화 밑창은 반쯤 뜯겨 있었다. 한 번 미끄러지면 물속으로 떨어진다.

마수가 달려들었다.

태공은 한 발 옆으로 비켰다. 뜯긴 밑창이 돌을 긁었지만 낚싯대 끝으로 놈의 턱을 밀어 방향을 틀었다.

퍽!

마수의 머리가 바늘 쪽 수면을 때렸다.

검은 물에 옅은 피가 번졌다.

금빛 비늘도마뱀의 눈이 바뀌었다.

아까까지 조심스럽게 거리를 재던 놈이 피 냄새를 맡았다. 놈은 소시지를 향해 몸을 던졌다. 넓게 벌어진 입이 미끼와 바늘을 통째로 삼켰다.

초릿대가 물속으로 처박혔다.

태공은 숨을 들이켰다.

"지금이다!"

그는 낚싯대를 뒤로 젖혔다.

쾅!

물속에서 금빛 섬광이 터졌다.

[훅킹 성공]

[대상: 금빛 비늘도마뱀]

[절대 인장력이 적용됩니다]

줄이 곧게 펴졌다.

그러나 태공의 몸까지 고정해 주지는 않았다. 비늘도마뱀이 몸을 틀자 태공은 암반 위를 미끄러져 갔다. 손가락 마디가 낚싯대 손잡이에 박혔다.

"와. 이건 좀 큰데."

암반 끝이 발뒤꿈치에 닿았다.

태공은 무릎을 꿇었다. 힘으로 당기지 않았다. 초릿대를 세우고 낚싯줄이 가리키는 반대편으로 몸을 돌렸다. 물고기가 달리면 낚싯대가 먼저 버티고 사람은 그다음에 버티는 법이었다.

하지만 손맛과 목숨값은 달랐다. 강에서 월척이 치고 나가도 물에 빠지지는 않았다. 태공은 왼손으로 암반의 날카로운 틈을 붙잡았다. 손바닥이 찢어지는 감각이 났다.

놓치면 끝이었다.

금빛 비늘도마뱀이 줄을 더 깊은 곳으로 끌고 가려 했다. 검은 물 아래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한 번 몸을 움직였다. 그 물살이 작은 마수의 몸을 밀어 주자 태공의 팔이 앞으로 꺾였다.

그는 어깨를 낮추고 힘을 흘렸다. 줄을 정면으로 잡아당기면 몸이 먼저 끌려간다. 대를 옆으로 눕혀 방향을 바꾸고 놈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만 짧게 감아 올린다.

한 번.

금빛 몸이 수면 가까이 떠올랐다.

두 번.

놈의 꼬리가 허공을 걷어찼다.

금빛 비늘도마뱀이 검은 물을 가르며 옆으로 질주했다.

태공은 줄을 따라 두 걸음 움직였다. 한 번은 놈에게 내주고 다음 한 번은 손잡이를 가슴까지 끌어당겼다.

콰직!

놈의 꼬리가 암반을 때렸다. 돌조각이 튀며 태공의 뺨을 스쳤다. 귓가가 얼얼했지만 줄은 끊어지지 않았다.

태공은 이를 악물었다.

"물었으면 올라와야지."

그가 낚싯대를 크게 세웠다.

물속의 금빛 몸이 수면을 뚫고 솟았다. 비늘도마뱀은 공중에서 몸을 비틀며 입을 벌렸지만 바늘은 턱 안쪽에 깊게 박혀 있었다.

쿵!

놈이 암반 위에 떨어졌다.

톱날지느러미 마수는 그 광경을 보고 물속으로 물러났다. 비늘도마뱀은 몸을 뒤집으며 발톱을 세웠다. 바로 놓아 주면 다시 검은 물로 들어가겠지만 다음에는 굶주린 동료들을 데리고 올지도 몰랐다.

[첫 월척 포획]

[처리 방식을 선택하십시오]

- 방생
- 신화의 낚시터 흡수

태공은 한동안 놈을 내려다봤다. 눈동자는 사나웠지만 공포에 흔들리고 있었다.

방생은 낚시꾼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여기는 낚시터가 아니라 갇힌 게이트였다. 배를 채울 먹이도 없고 마수를 막을 무기도 없다.

그는 손을 뻗었다.

"낚여 준 값은 받아야겠다."

[신화의 낚시터 흡수]를 선택하자 금빛 비늘도마뱀이 푸른 물빛으로 풀어졌다. 빛은 낚싯줄을 타고 손잡이 안으로 스며들었다.

[월척 흡수가 완료되었습니다]

[근력 +1]

[수계 감응률 상승]

[스킬 ‘물길 감각’ 획득]

차가운 기운이 팔을 타고 어깨까지 번졌다.

태공은 본능적으로 호수를 바라봤다.

검은 물 아래에 흐름이 보였다.

수면에서 보이던 잔물결이 아니었다. 호수 바닥 깊은 곳에서 거대한 물길 하나가 천천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게이트 코어처럼 단단한 빛이 아니라 알을 감싼 둥지 같은 마력 덩어리가 있었다.

태공의 웃음이 멎었다.

둥지 옆의 큰 그림자가 움직였다.

아까는 멀리 있던 것이었다. 이제는 분명히 태공 쪽을 보고 있었다. 월척이 빛으로 흩어진 자리에서 새로 생긴 푸른 흐름을 따라 시선이 옮겨졌다.

물길 감각은 도망칠 방향도 함께 보여 줬다. 암반의 왼쪽은 얕은 수로로 이어졌지만 그 끝은 막혀 있었다. 오른쪽은 깊은 물길이었다. 그 길은 둥지까지 곧게 이어졌다.

어느 쪽도 출구는 아니었다.

태공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방금 얻은 감각이 좋은 소식만 골라 보여 줄 리 없었다. 그래도 막연히 검은 물을 보는 것보다 낫다. 적어도 저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는 조금 알게 됐다.

그의 손바닥 안에서 낚싯대 손잡이가 미세하게 울렸다. 줄 끝은 이미 비어 있었는데도 초릿대는 깊은 곳을 향해 아주 조금 휘어 있었다.

마치 다음 입질을 기다리는 것처럼.

수면 아래에서 거대한 꼬리가 한 번 흔들렸다.

암반 전체가 낮게 울렸다.

태공은 남은 소시지 조각을 만지며 낚싯대를 고쳐 쥐었다.

"그래. 너는 아직 미끼가 모자라겠지."

검은 호수의 물결이 암반 끝까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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