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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1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시놉시스

천하제일 가문이라 불리는 남궁세가에는 삼대째 내려오는 유서 깊은 골칫덩이가 있었다. 이름은 남궁성. 무공 수련은 밥 먹듯 빼먹고, 매일같이 저잣거리에서 사고만 치며 가문의 명예를 실시간으로 갉아먹던 그가 어느 날 밤 담장을 넘다 대가리부터 떨어졌다!
그 충격으로 뇌가 번쩍 깨어난 남궁성에게 찾아온 기이한 신통력. 그것은 바로 대략 '일각 뒤의 미래'를 보는 능력이었다!
"뭐? 15분 뒤에 아버지가 몽둥이를 들고 내 방으로 들이닥친다고?!"
짧디짧은 15분이라는 시간 제한 속에서, 가문의 미친개 남궁성이 펼치는 기상천외하고 황당무계한 인과율 비틀기 무협 활극! 그의 황당한 기행은 무림 전체를 거대한 착각의 도가니로 몰아넣기 시작한다.

1화: 대가리가 깨지면 미래가 보인다

천하무림의 중심, 검을 숭상하고 정의를 부르짖는 푸른 창공의 지배자. 남궁세가(南宮世家)의 본가 연무장에는 오늘도 엄숙한 기운 대신 비명과도 같은 한탄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성아! 이 문둥이 자식아! 검을 잡으랬더니 검자루로 이빨을 쑤시고 있어?!"

벽력같은 고함을 지른 이는 남궁세가의 가주이자 검성(劍聖)이라 불리는 남궁태황이었다. 그의 앞에는 남궁세가의 푸른 무복을 반쯤 걸치고 평상에 누워 이쑤시개를 굴리는 청년이 있었다. 그가 바로 가문의 영광을 실시간으로 갉아먹는 공식 미친개, 남궁성이었다.

"아버님, 소자가 누누이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제 검은 마음속에 있습니다. 심검(心劍)이라 하지요. 굳이 이 무거운 쇠막대기를 휘두를 필요가 무엇이겠습니까?"

"심검은 얼어 죽을 심검! 네놈이 어제 저잣거리 기루에서 기녀들과 심검을 논하다가 술값으로 가문의 보검을 저당 잡혔다는 소리를 들었다! 오늘이야말로 네놈의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려 조상님 뵐 낯을 세우겠다!"

남궁태황이 거대한 기세로 삼재검법의 초식을 펼치며 다가오자, 남궁성은 본능적으로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평소 같았으면 가문의 신법인 구천현녀보를 생존 본능으로 펼치며 도망쳤을 터였다. 하지만 어제 무단외출을 감행하다 가문 담벼락에서 대가리부터 수직 낙하했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인지, 머릿속이 징징 울렸다.

'어라? 이게 무슨 소리냐?'

순간, 남궁성의 시야가 급격하게 흐려지더니 머릿속에서 한 편의 기괴한 풍경화가 펼쳐졌다. 눈앞의 연무장 풍경 위로, 마치 얇은 비단천을 덧댄 것처럼 또 다른 풍경이 겹쳐 보인 것이다.

그 환영 속의 배경은 묘하게 현실과 달랐다. 연무장 구석에서 바닥을 쓸던 하인이 빗자루질을 하다 말고 허리를 펴며 구시렁대고 있었고, 쨍쨍하던 햇살은 구름에 가려 마당에 커다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환영 속 풍경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남궁성 자신의 상태였다.

환영 속에서 남궁성은 아버지를 피해 뒷간으로 허겁지겁 도망쳤다가, 마침 볼일을 보고 문을 열고 나오던 대장로와 정면으로 들이받아 똥통에 빠지는 대참사를 겪고 있었다. 격노한 대장로가 가문의 절기인 대력금강장으로 뺨을 후려치는 순간, 뇌리를 때리는 지독한 똥냄새와 불타는 듯한 통증이 현실의 남궁성에게까지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으악!"

남궁성은 비명을 지르며 제자리에 멈춰 섰다. 뺨을 감싸 쥐며 숨을 몰아쉬는 그의 시야에 다시 현실의 연무장이 들어왔다. 하인은 여전히 멍하니 마당을 쓸고 있었고, 햇살은 눈이 부시게 내리쬐고 있었다.

'방금 그건 대체 뭐지? 꿈인가? 아니야, 통증도 냄새도 너무 생생했어. 마치…… 머지않아 곧 닥쳐올 일 같았다고.'

남궁성은 침을 꼴깍 삼키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저 멀리서 먹구름 한 조각이 바람을 타고 해를 향해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략 저 구름이 해를 완전히 가리고, 저기 서 있는 하인 놈이 연무장 바닥을 대충 다 쓸어 갈 때쯤. 그러니까 차 한 잔을 끓여서 느긋하게 마실 정도의 시간, 대략 일각(一刻)쯤 뒤에 벌어질 일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어림할 수 있었다.

"오냐, 이제야 잘못을 깨닫고 매를 맞으려 멈춰 섰구나!"

남궁태황의 몽둥이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왔다. 남궁성은 머릿속에 떠오른 비참한 미래를 바꾸기 위해 급하게 소리쳤다.

"잠깐만요! 아버님! 지금 뒷간에 가시면 안 됩니다! 대장로님이 어제 드신 상한 만두 때문에 거기서 천지개벽의 대사를 치르고 계십니다! 만약 지금 가시면 가문의 대장로가 변고를 당하는 수치스러운 미래가 펼쳐집니다!"

"이놈이 이제는 대장로님까지 들먹이며 사기를 치는구나!"

남궁태황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매질을 가하려 했다. 바로 그 순간, 저 멀리 가문의 내원 쪽에서 벼락같은 구토와 비명이 섞인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정말로 성난 대장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떤 놈이 만두에 초오를 섞었느냐어어억!"

남궁태황의 몽둥이가 허공에서 뚝 멈췄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아들 남궁성을 바라보았다.

"네, 네놈이 그걸 어찌 알았느냐? 대장로님이 상한 음식을 드시고 고생하시는 걸?"

남궁성 자신도 입을 쩍 벌렸다. 머릿속에 떠올랐던 미래의 일부분이 실제로 증명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뒷간으로 도망치려던 자신의 행동을 바꾸었더니, 똥통에 빠지는 참사는 면했지만 대장로의 비명은 정확한 타이밍에 허공을 갈랐다. 바로 그때, 하늘의 구름이 해를 가리며 마당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졌고, 마당을 쓸던 하인이 허리를 쭉 펴며 한숨을 쉬었다. 환영 속에서 보았던 바로 그 정황이었다.

'진짜다. 내 머리가 깨지면서 아주 잠깐 뒤의 미래를 내다보는 신통력이 생긴 거야! 대략 차 한 잔 마실 시간 뒤의 미래를!'

실험이 필요했다. 남궁성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간절하게 빌자, 다시 한번 뇌리에 기이한 풍경이 겹쳐 보였다. 이번에는 연무장 정문 쪽이었다.

그 환영 속에서는 마당가에 심어진 무궁화 꽃잎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 있었고, 먼 곳에서 순찰을 돌던 경비 무사들이 정문 쪽으로 터덜터덜 걸어오고 있었다. 이번에도 직감적인 시간 감각이 발동했다. 저 무사들이 연무장을 크게 한 바퀴 돌아 정문 앞에 도착하려면 딱 차 한 잔을 비울 만큼의 시간, 즉 일 각 정도가 걸린다는 것을 오랜 땡땡이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환영의 끝에서, 남궁세가의 정문으로 무림맹의 특사가 들이닥치고 있었다. 특사는 가문 전면에 대고 큰소리로 호통을 치며, 남궁세가가 무림맹의 공금을 횡령했다는 누명을 씌우는 격문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그 특사의 이름은 철혈수재 고진. 성격이 불같고 융통성이 없기로 소문난 인물이었다.

남궁성은 눈을 번쩍 떴다. 조금 뒤 가문이 발칵 뒤집힐 대사건이 일어난다. 게다가 그 특사는 들어오자마자 마당에 있는 화단을 밟아 춘란을 박살 내고, 그 때문에 가주인 아버지가 격노하여 무림맹과 칼부림이 나기 일보 직전까지 가는 개판이 벌어질 터였다.

"아버님, 지금 매질이 문제가 아닙니다."

남궁성이 갑자기 진중한 표정을 지으며 의복을 단정히 가다듬었다. 그의 눈빛에는 평소의 양아치 같은 기색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천하의 흥망성쇠를 내다보는 제갈공명과 같은 깊이가 서려 있었다.

"무슨 헛소리를 하려고 또 폼을 잡느냐?"

"잠시 뒤, 무림맹의 철혈수재 고진이 우리 세가의 화단을 짓밟으며 들이닥칠 것입니다. 손에는 우리 가문을 모함하는 격문을 들고 말입니다. 만약 아버님이 지금 가셔서 정문 앞 화단의 춘란을 미리 옮겨놓지 않으시면, 고진의 발에 춘란이 짓밟히고, 아버님은 꼭지가 돌아 무림맹의 특사를 패버리는 대참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남궁태황은 기가 찼다. 무림맹의 특사가 예고도 없이 올 리가 없거니와, 철혈수재 고진처럼 깐깐한 인물이 왜 남궁세가에 온단 말인가.

"네놈이 드디어 미쳤구나. 춘란은 내 목숨과도 같은 것인데, 감히 무림맹의 이름을 팔아 나를 놀려?"

"못 믿으시겠다면 저와 내기를 하시지요. 저기 경비 대원들이 이 넓은 연무장을 딱 한 바퀴 돌아서 정문 앞에 도착할 때까지입니다. 그때까지 고진이 오지 않거나, 화단을 밟지 않는다면 제가 아버님께 다리몽둥이가 아니라 목이 부러져도 가만히 있겠습니다!"

남궁성의 눈빛이 너무나도 당당하고 확신에 차 있었기에, 남궁태황은 자신도 모르게 압도당했다.

"좋다. 딱 그만큼의 시간이다. 만약 네놈의 말이 거짓일 경우, 오늘부로 너를 가문에서 파문하겠다!"

남궁태황은 씩씩거리며 정문 앞 화단으로 향했다. 남궁성 역시 주변의 공기 흐름과 바람의 세기를 살피며 그 뒤를 따랐다.

시간이 흐르자 점차 바람이 거세지더니 마당가의 무궁화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는 순찰을 돌던 무사들이 느릿한 걸음으로 연무장 모퉁이를 돌아 정문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환영 속에서 보았던 주변 정황들이 현실에서 하나둘씩 자연스럽게 맞물려 가고 있었다. 남궁성의 심장이 쫄깃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찰 무사들이 정문 앞에 멈춰 서서 숨을 고르는 바로 그 순간.
남궁세가의 거대한 가문 정문 너머로 거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정문이 열리며, 푸른 맹도의 복장을 한 중년 학사가 굳은 표정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의 가슴에는 무림맹의 상징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를 본 남궁태황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저 자는 정말로 철혈수재 고진?!'

고진은 굳은 표정으로 세가 마당을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그의 걸음걸이는 거침이 없었고, 하필이면 남궁태황이 애지중지하는 명품 춘란 화단 쪽으로 발을 내딛고 있었다.

"남궁 가주는 들으라! 무림맹의 엄중한 격문을…… 어어?"

고진이 발을 내딛으려던 순간, 이미 아들의 경고를 듣고 화단 앞을 가로막고 서 있던 남궁태황이 잽싸게 고진의 덜미를 잡아채 옆으로 밀어냈다.

"어어쿠! 고 특사, 발밑을 조심하시오! 거긴 내 춘란이 있소!"

고진은 영문도 모른 채 옆으로 휙 밀려났다. 그는 당황하여 숨을 헐떡이며 남궁태황을 바라보았다.

"가, 가주? 어찌 내가 올 줄 알고 마당에서 기다리고 계셨던 겁니까? 게다가 내가 격문을 읽기도 전에 이리 삼엄하게 대기하고 계시다니……!"

고진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무림맹에서 극비리에 출발하여 남궁세가를 기습 조사하기 위해 온 것인데, 남궁세가의 가주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정문 마당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무슨 엄청난 정보력인가!

게다가 고진의 손에 들린 두꺼운 가죽 주머니를 본 남궁태황은 소름이 쫙 돋았다. 아들 남궁성이 말한 '모함하는 격문'이 정체 모를 주머니 속에 들어있음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남궁태황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마당 구석에서 코를 후비고 있는 아들 남궁성을 바라보았다.

'성아…… 네놈이 정녕 이 모든 것을 내다보고 있었단 말이냐? 가문의 정보 부대인 창공대도 알아차리지 못한 무림맹의 극비 기동을, 네가 어찌 알고 있었단 말이냐?!'

남궁태황의 눈에 경악과 경외, 그리고 알 수 없는 거대한 오해의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한편, 남궁성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됐다! 환영 속에 보이던 정황들을 토대로 어림잡은 시간이 정확히 맞아떨어졌어! 대가리가 깨진 보람이 있구나! 이제 이 사기 같은 능력으로 평생 놀고먹는 한량 생활을 지켜내리라!'

하지만 남궁성은 알지 못했다. 잠깐 뒤의 미래를 내다보는 그의 눈방정이, 가문 어른들에게 '천하를 통찰하는 대천재의 신산귀모'로 오해받아 오히려 가문의 후계자 자리에 강제로 앉혀지게 될 거대한 파란의 시작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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