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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31화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31화: 손잡이의 방향

보조 모니터에는 손잡이가 있었다.

기록에는 손잡이가 없었다.

조 코치는 원본 영상을 네 번째로 돌렸다.

14:17:27

장비 보관실 앞 보조 모니터 전원 입력.

그 다음 한 프레임.

카메라 2번의 초점이 흔들렸다.

잔디가 뭉개지고, 벤 올리베리의 등이 흐려졌다.

화면 가장자리의 검은 사각형만 아주 잠깐 밝아졌다.

그리고 모니터의 각도가 아주 조금 돌아왔다.

손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성가셨다.

앤서 핌스가 팔짱을 풀었다.

"그 시간에 지나간 사람 셋을 부르겠습니다."

"아직 아닙니다."

"감독님."

앤서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지금 구단 전체가 의심받고 있습니다. 정상 사유가 있다는 말로 계속 넘기면, 정상적으로 일한 사람들까지 다 같이 묶입니다."

"그래서 더 묶으면 안 됩니다."

서시우는 화면을 멈췄다.

"사람을 먼저 세우면, 사람은 자기 기억을 정리합니다."

"기억을 확인해야죠."

"정리된 기억 말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걸 먼저 봅니다."

조 코치가 키보드를 두드렸다.

영상 프레임 옆에 장비 보관실 앞 정지 사진이 떴다.

보조 모니터 아래쪽.

바닥과 닿지 않는 낮은 받침대.

그 밑으로 먼지가 길게 쌓여 있었다.

먼지 선은 한 군데 끊겨 있었다.

손잡이보다 훨씬 낮은 위치였다.

사람 손이 닿기에는 어색하고, 장비 카트 모서리가 스치기에는 정확한 높이.

조 코치가 다음 사진을 띄웠다.

바퀴 자국.

선명하지 않았다.

누군가 일부러 남긴 것처럼 친절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모니터 앞에서 얕게 꺾여 있었다.

앤서의 시선이 사진에 붙었다.

"손이 아니라 카트입니까?"

"카트가 손처럼 쓰였을 수도 있습니다."

"우연일 수도 있고요."

"맞습니다."

서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연이면 우연의 순서가 남습니다."

앤서는 바로 반박하지 못했다.

그는 사람 이름을 원했다.

서시우는 아직 길을 원했다.


훈련장에는 다른 손잡이가 없었다.

하지만 방향은 있었다.

벤은 공 앞에 섰다.

조나 그랜트는 라인 밖에 있었다.

마르코 리드는 벤치에 앉은 채 손을 들지 않았다.

리암 애스크는 복도 의자에서 손목 스트랩을 만지며 고개만 훈련장 쪽으로 돌렸다.

벤은 이제 조나 때문에 생긴 첫 빈칸을 볼 줄 알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중앙 미드필더가 공을 밀어 넣었다.

벤은 사람을 봤다.

조나.

그 때문에 멈춘 오른쪽 수비수.

그리고 수비수 뒤의 첫 빈칸.

패스가 나갔다.

수비수가 늦게라도 몸을 접었다.

공은 닫히는 길 안쪽에 걸렸다.

유스 골키퍼가 반 박자 먼저 나와 잡았다.

벤이 이를 악물었다.

"봤는데요."

마르코가 말했다.

"첫 길만."

벤이 고개를 돌렸다.

"첫 길을 보라면서요."

"첫 길이 닫히면?"

벤은 대답하지 못했다.

마르코는 길게 말하지 않았다.

"밀린 길."

조나는 선 밖에서 그 말을 들었다.

자기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첫 길이 생겼다.

그 길을 막으려고 수비가 움직였기 때문에 다른 곳이 밀렸다.

그러면 자기는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이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인가.

조나는 한 걸음 안으로 들어가려다 멈췄다.

그 한 걸음은 아직 허락되지 않은 훈련이었다.

그는 대신 반 걸음 뒤로 물러났다.

선 밖에서.

완전히 밖으로.

하지만 수비수의 시선은 오히려 더 빨리 따라왔다.

리암이 낮게 말했다.

"길이 닫히면 다음 길이 생깁니다."

조나가 그를 봤다.

"저한테 하는 말입니까?"

"벤한테 하는 말인데, 당신도 들으면 손해는 아닙니다."

다음 공이 들어왔다.

벤은 다시 조나를 봤다.

그리고 바로 지웠다.

조나 때문에 묶인 수비수.

수비수가 첫 빈칸을 닫으려 꺾는 발.

그 발 때문에 오른쪽 안쪽에서 밀려난 두 번째 통로.

벤의 패스가 이번에는 첫 길로 가지 않았다.

닫히는 문 옆으로 빠졌다.

중앙 미드필더가 두 번째 위치에서 받아 오른쪽으로 돌렸다.

유스 골키퍼가 멈췄다.

그는 공을 잡으러 나온 것이 아니라, 공이 이미 지나간 자리를 보고 있었다.

마르코가 손뼉을 치지 않았다.

대신 짧게 말했다.

"그 길."

벤은 웃지 않았다.

웃으면 다음 공이 늦어질 것 같았다.

그는 다시 공 앞에 섰다.


분석실에서는 다른 길이 좁혀지고 있었다.

조 코치가 장비 반출 목록을 열었다.

같은 시각 장비 카트 하나가 보조 모니터 앞을 지나갔다.

서명은 정상.

담당 업무도 정상.

카트 이동 사유도 정상.

훈련장 카메라 렌즈 교체용 케이스 반출.

유스 골키퍼 장갑 사이즈 확인.

예비 콘 박스 이동.

모두 말이 됐다.

말이 된다는 점이 문제였다.

앤서가 물었다.

"누구 서명입니까."

조 코치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서시우가 먼저 말했다.

"이름은 지금 보지 않습니다."

"왜요."

"이름을 보면 이름이 남습니다."

"그게 필요합니다."

"아직은 아닙니다."

조 코치가 화면을 다른 표로 바꿨다.

전원 로그.

카메라 초점 로그.

장비 카트 통과 기록.

그리고 복도 센서가 잡은 정차 시간.

14:17:15 표시명 변경.

14:17:24 장비 카트 보관실 앞 진입.

14:17:27 보조 모니터 전원 입력.

14:17:28 카메라 2번 초점 흔들림.

14:17:40 장비 카트 보관실 앞 이탈.

조 코치가 커서를 멈췄다.

"반출 시스템에는 통과 4초로 기록됐습니다."

"센서는요."

"16초입니다."

차이는 12초였다.

앤서가 낮게 숨을 뱉었다.

"12초면 충분합니다."

"충분한 건 맞습니다."

서시우는 숫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에 충분한지 아직 모릅니다."

12초.

모니터를 손으로 돌리기에는 충분했다.

카트가 닿고 멈췄다 다시 빠지기에도 충분했다.

누군가 화면을 확인하기에도 충분했다.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장비 끈을 다시 묶기에도 충분했다.

충분하다는 말은 증거가 아니었다.

시우는 그 차이를 버리지 않았다.

조 코치가 사진을 확대했다.

바퀴 자국은 두 줄이었다.

앞바퀴가 꺾인 흔적은 짧았고, 뒷바퀴는 그보다 조금 길게 끌렸다.

"빈 카트면 이렇게 꺾이지 않습니다."

조 코치가 말했다.

"무게가 있었겠죠."

"그 시간 반출 목록에는 렌즈 케이스 하나, 콘 박스 하나입니다."

"그 무게면?"

조 코치가 잠깐 계산했다.

"가능은 합니다. 다만 콘 박스가 오른쪽에 실렸을 때 더 비슷합니다."

앤서가 바로 물었다.

"그걸 누가 실었습니까."

서시우가 화면을 닫지 않은 채 말했다.

"그 전에 실제로 그렇게 실려 있었는지 봅니다."

"또 전입니까?"

"네."

시우는 앤서를 봤다.

"누가 밀었는지보다 먼저, 무엇이 밀렸는지."

앤서의 입술이 굳었다.

분노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방향이 바뀌었다.

사람에게서 바닥으로.

이름에서 무게로.

그때 시우의 시야에 창이 떠올랐다.

[관찰]
손은 기록에 남지 않을 수 있다.
무게는 바닥에 남는다.

서시우는 창을 닫지 않았다.

선수들은 모르는 문장이었다.

앤서도, 조 코치도 볼 수 없는 문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숫자보다 정확했다.


훈련은 멈추지 않았다.

벤은 이번에는 성공한 길을 너무 빨리 믿었다.

같은 패스를 다시 넣었다.

수비수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공이 막혔다.

벤의 어깨가 내려갔다.

마르코가 말했다.

"방금 길은 방금 길이야."

벤이 숨을 삼켰다.

"그럼 계속 새로 봐야 합니까?"

"축구니까."

짧았다.

잔인할 정도로 짧았다.

하지만 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공.

조나는 라인 밖에서 반 걸음 더 뒤로 물러났다.

이번에는 수비수가 따라오지 않았다.

따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첫 길도 생기지 않았다.

벤은 조나를 지웠다가 다시 세웠다.

움직이지 않는 기준점.

묶이지 않는 수비수.

그러면 공은 반대편이 아니라 중앙 뒤쪽으로 가야 했다.

벤은 패스를 늦췄다.

한 박자.

중앙 미드필더가 돌아 나오는 순간.

공이 그 발 앞에 닿았다.

마르코가 이번에는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칭찬도 아니고 박수도 아니었다.

하지만 벤은 그게 충분하다는 걸 알았다.

조나는 자신이 뒤로 물러난 탓에 길이 사라졌다는 것을 봤다.

그리고 그 사라짐이 또 다른 패스를 만들었다는 것도 봤다.

선 밖에 있는 일도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리암이 조용히 말했다.

"밖에 있어도 무게는 있습니다."

조나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은 조나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었다.

분석실의 카트에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조 코치가 장비 카트의 복귀 사진을 찾아냈다.

훈련 종료 뒤 찍힌 자동 재고 확인 사진이었다.

화질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카트 위 적재 위치는 보였다.

콘 박스는 왼쪽이었다.

렌즈 케이스는 오른쪽 앞.

보조 모니터 앞 바퀴 자국과 맞추면, 무게 중심이 반대였다.

조 코치의 손이 멈췄다.

"복귀 때와 보관실 앞 흔적이 다릅니다."

앤서가 화면으로 다가왔다.

"중간에 옮겼다는 겁니까?"

"그럴 수도 있고, 복귀 사진 전에 다시 정리했을 수도 있습니다."

서시우가 말했다.

"둘 다 기록합니다."

"사람을 부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아니요."

시우는 고개를 저었다.

"사람을 부르면 바로 대답을 듣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대답이 아니라 재연입니다."

조 코치가 알아듣고 적었다.

"동선 재연. 같은 카트. 같은 적재 추정. 빈 카트, 좌측 적재, 우측 적재 세 경우. 카메라 2번 원본 전체와 비교."

"그리고 카트 적재를 누가 바꿀 수 있었는지도."

"명단은?"

앤서가 물었다.

서시우는 잠깐 훈련장을 봤다.

벤은 이제 공을 기다리며 사람보다 먼저 길을 보려 했다.

조나는 선 밖에 서 있었다.

마르코는 손을 들지 않았다.

리암은 복도 의자에서 고개만 움직였다.

아무도 보안 사건을 몰랐다.

그래서 훈련은 계속될 수 있었다.

그래서 지켜야 했다.

"명단은 봉인하세요."

시우가 말했다.

"재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름으로 부르지 않습니다."

앤서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이름을 부르고 싶어 했다.

이름을 불러야 구단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름이 먼저 나온 길은 매번 흐려졌다.

문서도.

통화도.

화면도.

먼저 남은 것은 이름이 아니라 방향이었다.

"좋습니다."

앤서가 겨우 말했다.

"하지만 늦으면 안 됩니다."

"늦지 않으려고 순서를 지키는 겁니다."

그때 훈련장에서 공이 빠르게 지나갔다.

벤의 패스였다.

첫 길도 아니었다.

첫 길이 닫힌 뒤 밀린 길도 아니었다.

이번에는 길이 생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고, 생기기 전의 발 앞으로 넣은 공이었다.

마르코의 손가락이 벤치 위에서 아주 짧게 움직였다.

조나는 그 움직임을 봤다.

리암도 봤다.

벤은 보지 않았다.

그는 이미 다음 공이 올 자리를 보고 있었다.

서시우의 시야에 작은 창이 다시 떴다.

[훈련 관찰]
- 벤 올리베리: 첫 길 이후의 선택 안정
- 조나 그랜트: 비공식 기준점 영향 인식
- 무언 수비 전환: 대기 위치 반응 상승

시우는 창을 닫았다.

숫자는 지금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대신 분석실 화면을 다시 봤다.

보조 모니터는 꺼져 있었다.

먼지 선은 끊겨 있었다.

바퀴 자국은 얕게 꺾여 있었다.

그리고 카트의 무게는 아직 기록과 맞지 않았다.

앤서가 조용히 물었다.

"다음은 카트를 민 사람입니까?"

"아닙니다."

"그럼요."

서시우는 마지막 프레임을 멈췄다.

카메라가 보게 된 방향.

모니터가 돌아간 각도.

바닥에 남은 무게.

"카트가 왜 그 무게였는지."

분석실 안의 누구도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훈련장에서는 벤이 다시 공을 기다렸다.

선 밖의 조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는 사람도 길을 만들었다.

보이지 않는 무게도 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무게가 기록보다 먼저 말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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