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120화: 신의 손, 기적의 시작 (최종화)
3년의 세월이 흘렀다.
명성대학병원 백강현 심장혈관외과 센터는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 심장 의학의 성지’로 불리고 있었다.
강현이 독자 개발한 K-Navi 시스템은 전 세계 12,000여 개 병원에 보급되어 연간 수십만 건의 로봇 수술을 안전하게 이끌고 있었고, 그가 정립한 ‘백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한 이종 장기 이식술은 완전히 표준화되어 전 세계의 장기 대기 환자들에게 무한한 생명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장기 부족으로 대기실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비극은 이제 역사책 속의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센터장님, 아니 백 교수님! 오늘 오후 2시에 열리는 소아 심장 재단 3주년 기념식 리허설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간호사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강현은 서류에서 시선을 떼고 미소를 지었다.
센터 내부의 아동 정원에서 뛰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유리창 너머로 보였다. 첫 번째 돼지 심장 이식의 주인공이었던 지훈이는 이제 동네 축구단에서 에이스로 뛸 정도로 튼튼해졌고, 거대세포 심근염을 이겨냈던 은지는 건강한 단발머리를 찰랑이며 강현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은지의 장래 희망은 백강현처럼 사람을 살리는 흉부외과의가 되는 것이었다.
“교수님, 오늘 수술 예정된 환자분의 마취가 완료되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수술방 준비 끝났습니다.”
박성진 조교수가 수술실 인터컴을 통해 호출했다. 성진 역시 이제는 자신의 이름으로 고난도 심장 수술을 척척 집도해내는 명실상부한 부교수급 거장으로 성장해 있었다.
“예, 지금 내려갑니다.”
강현은 흰 가운을 벗어 옷걸이에 걸고, 파란색 수술복으로 갈아입은 뒤 스크럽 실로 향했다.
수술실 입구의 세면대. 흐르는 따뜻한 물에 비누를 묻혀 두 손을 깨끗이 씻어냈다.
쏴아아아.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그의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한때 권력의 음모에 짓밟혀 외과의로서의 수명을 빼앗기고 비참하게 으스러졌던 손이었다. 절망 속에서 자살을 택했던 과거의 백강현.
하지만 기적처럼 10년 전으로 회귀하여 얻게 된 ‘초미세 절대 인지 감각’. 사람들은 그것을 ‘신의 손’이라 부르며 경외했지만, 강현은 알고 있었다. 그것은 신이 내려준 단순한 초능력이 아니라, 단 한 명의 환자도 포기하지 않고 살려내겠다는 집도의로서의 피눈물 나는 의지와 숭고한 사명감이 만들어낸 기적의 발현이었음을.
스크럽을 마치고 멸균 장갑을 낀 강현이 수술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수술실 내부의 거대한 수술등이 환자의 가슴 위로 눈부신 하얀 불빛을 내뿜었다. K-Navi의 푸른색 3차원 혈류 지도가 가상 현실 스크린 위로 공중부양하듯 뚜렷하게 그려졌다.
수술실 문이 열리며 갓 들어온 신입 인턴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멸균 수건을 쥐고 구석에 섰다. 그 서툴고 파리한 모습은 10년 전 회귀 직후 강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강현은 인턴을 향해 눈가에 부드러운 호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긴장하지 말아요. 여기 있는 모두가 환자를 살리기 위해 당신과 함께 서 있으니까.”
인턴의 눈에 서려 있던 불안감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든든한 신뢰의 안도감이 자리 잡았다.
강현은 수술대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요동치는 환자의 생명의 맥동이 그의 손끝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졌다. 강현은 가볍게 심호흡을 한 뒤 오른손을 뻗었다.
“메스.”
그의 차갑고도 따뜻한 메스 끝이 환자의 가슴을 가르고 들어가며, 다시 한번 죽음의 어둠을 걷어내고 찬란한 생명의 새벽을 깨우기 시작했다.
천재 외과의 백강현. 그의 신비로운 손끝에서 시작된 위대한 생명의 기적은, 이제 그가 세운 세계의 모든 수술실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꽃이 되어 힘차게 박동하고 있었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