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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1화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시놉시스

천하를 오만과 무력으로 제패했던 천마 백운휘. 믿었던 측근의 배신으로 맞이한 최후의 순간, 눈을 떠 보니 무림이 아닌 이세계의 유서 깊은 검가(劍家), 펜드래건 공작가의 소문난 망나니 막내아들 '에단 펜드래건'으로 환생했다!
마력도, 신성력도 다루지 못해 가문의 수치라 불리며 매일같이 술과 방탕한 생활에 찌들어 살던 에단. 하지만 천마 백운휘의 영혼이 깃든 순간, 그의 몸속에 잠재된 마맥(魔脈)이 깨어나고 전설적인 천마신공(天魔神功)의 구결이 마침내 이세계의 기운(마나)과 공명하기 시작한다.
"망나니라고? 그래, 기왕 망나니가 되었으니 내 식대로 놀아주마."
오만한 이세계의 공자들을 굴복시키고, 가문을 노리는 어두운 세력을 천마의 압도적인 힘으로 분쇄하는 거침없는 종횡무기행이 펼쳐진다!

1화: 천마, 눈을 뜨다

천공을 붉게 물들인 불길은 천마신교(天魔神敎)의 심장부인 교주전(敎主殿)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피비린내와 매캐한 연기 속에서, 마교의 절대자이자 천하를 공포로 지배했던 천마(天魔) 백운휘는 피를 토하며 자신의 대도를 짚었다.

"결국…… 여기까지인가."

그의 앞에는 오랫동안 믿고 의지했던 우호법(右護法) 독고염과, 그들의 뒤를 따르는 마도 명숙들의 서늘한 눈빛이 가득했다.
정천맹(正天盟)의 수백 기가 몰려왔을 때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등 뒤를 찌른 칼날은 그의 오장육부를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

"천마시여, 시대가 변했습니다. 당신의 그 독재와 독존은 마교를 공멸로 이끌 뿐입니다."
독고염의 차가운 목소리가 고요한 신전에 울려 퍼졌다.

"공멸이라…… 하하하!"
백운휘는 껄껄 웃었다. 입술 사이로 검붉은 피가 울컥 쏟아져 내렸다.
그는 비열한 배신자들을 향해 남은 마기를 쥐어짜 내며 검을 치켜들었다. 최후의 순간조차 천마는 무릎 꿇지 않았다. 천마신공(天魔神功)의 마지막 절초, 천마멸겁(天魔滅劫)의 붉은 뇌전이 폭발하며 신전이 무너져 내렸다.

그것이 백운휘라는 절대자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으…… 윽!"

찢어지는 듯한 두통과 함께 눈이 번쩍 떠졌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타오르는 불길도, 피칠갑이 된 신전의 잔해도 아니었다. 금빛 실로 정교한 자수가 놓인 거대한 침대 천장과,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이국의 향로였다.

"공자님! 깨어나셨습니까?!"

익숙하지 않은 기묘한 복색을 한 중년 사내가 황급히 다가왔다. 그는 걱정 어린 얼굴로 백운휘—아니, 침대에 누워 있는 청년의 어깨를 짚었다.

'이자는 누구이며, 이곳은 또 어디란 말인가?'

백운휘는 혼란을 억누르며 내력을 운기하려 했다. 하지만 몸안의 경락을 확인한 순간,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단전은 텅 비어 있었고, 경맥은 제멋대로 뒤엉킨 채 먼지 낀 가죽 주머니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무림맹의 삼류 무사조차 이 정도로 형편없는 몸을 지니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거울을…… 가져오너라."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지만, 숨길 수 없는 압도적인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

집사 레오는 늘 보던 철부지 도련님에게서 느껴지는 낯선 기운에 흠칫 놀라며, 서둘러 전신 거울을 침대 앞으로 가져왔다.

거울 속에 비친 청년은 눈부신 은발을 늘어뜨린 채, 창백하지만 매우 수려한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풀려 있었고, 피부는 오랜 방탕함으로 푸석푸석했다.

'이것은 내 몸이 아니다.'

머릿속에서 폭풍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낯선 기억들이 그의 뇌리를 두드렸다.

에단 펜드래건.
제국의 유서 깊은 무가(武家)이자 황실의 검이라 불리는 펜드래건 공작가의 둘째 아들이자 막내.
가문 최고의 수치이자, 제국 수도에서도 소문난 망나니.
마법 재능을 가늠하는 마력 수치는 제로, 기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오라(Aura) 적합도마저 최악.
재능이 없다는 좌절감에 빠져 매일같이 술과 여자, 도박에 빠져 살며 가문의 명예를 밑바닥까지 떨어뜨린 기생충 같은 존재.

어젯밤에도 이름 모를 약과 독한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자신의 방에서 숨을 거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빈껍데기 같은 몸속에, 무림 역사상 가장 강대했던 마의 지배자 백운휘의 영혼이 깃들었다.

"에단…… 펜드래건이라."

백운휘는 차갑게 읊조렸다.
그가 천마의 오만한 미소를 입가에 띠우자, 집사 레오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숙였다.

"공자님, 몸은 괜찮으신지요? 공작님께서 어제 소란에 대해 크게 진노하시어…… 오늘 아침 당장 부르셨으나 겨우 시간을 벌었습니다."

"아버지라는 자가 나를 찾는단 말이지."

에단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침대 밖으로 발을 디뎠다. 다리가 가볍게 떨렸으나, 천마의 의지는 육체의 나약함을 허용하지 않았다.

"레오라고 했느냐."

"예, 공자님."

"내 몸에 묻은 이 더러운 술 찌꺼기들을 씻어낼 물을 준비해라. 그리고……"

에단은 창밖으로 보이는 거대한 성의 연무장과, 그 위를 휘감는 맑고 이질적인 기운을 응시했다. 이세계의 마나라고 불리는 기운이 그의 감각을 자극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그 누구도 내 방에 들이지 마라. 내 허락 없이는 그 어떤 존재도 발을 들여선 안 된다."

"알겠습니다, 공자님."

레오는 깊이 숙여 인사하며 방을 나섰다.
문이 닫히자마자 에단은 침대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비록 껍데기는 망가진 망나니의 몸이지만, 영혼에 각인된 천마신공(天魔神功)의 구결은 뇌리에 생생했다.

"이곳의 기운은 무림의 영기(靈氣)와는 확실히 다르군. 하지만 기(氣)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 법."

에단은 서서히 호흡을 고르며 몸 안의 잠재된 혈맥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천마 백운휘의 새로운 삶, 그리고 제국을 뒤흔들 은빛 폭풍의 서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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