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백색의 성역

196화: 백색의 성역
성역 요새 알바트로스 리레코드는 신대륙 노스가드와 본토 아르카디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격랑의 바다, ‘오르비스 해협(Orbis Straits)’ 상공을 도도하게 활공하고 있었다. 요새의 외장을 두른 황금빛 고대 룬 문자들이 구름 사이로 강렬한 은빛 왜곡 장막을 드리웠고, 그 뒤를 따르는 30여 척의 주력 비공정 선단은 웅장한 호위를 구축했다.
지한은 브릿지의 전면 뷰 콘솔을 통해 시퍼렇게 성난 파도가 몰아치는 해협의 수평선을 응시했다.
그의 고글 [아틀라스의 눈 - 리레코드] 렌즈 안쪽에서, 오르비스 해협 지하 3,000미터 깊은 해저 해구 바닥에 파묻혀 있는 초고대 침몰 전함의 실루엣이 세부 투시되어 흐르고 있었다.
[유적 발견: 초고대 침몰 마도 전함 - '크로노스 리바이어던 (Chronos Leviathan)']
- 분류: 초고대 공성 전함 유적 (Mythic)
- 핵심 동력원: '초전설 헬하임 엔진 (Frost Engine - Mythic)' 잔해 잔존
- 설명: 아르카디아 물리 엔진 설계 이전에 바다의 중력과 기류를 직접 조율하던 초고대 동력 장치.
“바다 깊숙한 곳에 고대 마도 제국의 심장이 묻혀 있었군. 크리스, 요새를 해구 정중앙 상공에 고정 정박시키고, 거신 기가스를 동원해 해저 인양 해체 공정을 준비해라.”
지한의 조용한 지시가 떨어졌다.
“알겠습니다! 요새 고정 정박 완료! 기가스 거신, 해저 강하 준비!”
30미터 크기의 기계 거신 아스트라페 기가스가 요새 하부에서 강철 제트 추진력을 가동하며 사포 같은 굉음과 함께 해협의 바다 한가운데로 수직으로 낙하했다.
쾅-!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물기둥이 하늘 높이 솟구쳤고, 거신은 해저 해구를 향해 고속 침강 항해를 시작했다.
기가스가 해저에 파묻혀 있던 고대 전함의 잔해를 끌어올리기 위해 양팔로 선체를 움켜쥐는 순간, 깊은 해구 동굴 안쪽에서 시퍼런 마도 안광을 번뜩이는 거대한 칠흑색 촉수 수십 개가 수면을 뚫고 솟구쳤다.
오르비스 해협의 지배자이자 가상 물리 심해 마수인 '보이드 크라켄 (Void Kraken - Lv.59)'이 침입자를 감지하고 사납게 습격해 온 것이다.
두께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촉수들이 지한의 비공정 선단의 하부를 감아쥐며 물속으로 강제로 끌어당기려 발악했다. 비공정들의 장갑이 중력 비틀림을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지한은 [아스트라페 - 아카샤의 날개] 뼈칼을 역수로 꼬아 잡고, 거신의 어깨 위에서 소용돌이치는 해구 수면을 향해 직접 몸을 날려 낙하했다.
[고유 능력: '신의 해체 영역' 발동.]
[보이드 크라켄의 촉수와 몸체를 구성하는 데이터 뼈대(Entity Vector)를 스캐닝합니다.]
- 칠흑의 공허 왜곡막 저항력: 95% (절대 무력화 대상)
“내 영역 안에서 바다의 지배자 따위는 그저 도마 위의 고기일 뿐이다.”
지한은 쇄도하는 크라켄의 세 번째 거대 촉수를 향해 뼈칼 [아카샤의 날개]를 대각선으로 부드럽게 내리쳤다.
[초전설 뼈칼 특수 기능: '절대 해체' 발동!]
- 물리 면역 판정 무효화 및 절대 동결 적용.
스각-!
뼈칼 날 끝에서 번진 절대영도 영하 273도의 백색 냉기가 닿는 순간, 수십 미터 크기의 거대 촉수가 물방울 하나 흐르지 못하고 푸른 얼음덩어리로 순식간에 동결되었다.
“원격 공간 인장 해체.”
서거거걱-!
뼈칼을 가볍게 비틀어 빼자, 얼어붙었던 촉수가 미세한 얼음 가루 파편이 되어 대폭발을 일으키며 붕괴 소멸했다.
지한의 공중 궤적에 맞춰 기가스 거신 역시 해저에서 상반신을 일으켜 세우며 흉부의 파동포를 쏘아 올려 남은 촉수 10여 개를 통째로 얼려서 깨부쉈다.
단 2분 만에 협곡을 뒤흔들던 거대 심해 마수 크라켄은 동체 전체가 해체되어 칠흑의 눈가루가 되어 해구 속으로 완전히 소멸했다.
[시스템 메시지: 심해 마수 '보이드 크라켄' 완전 해체 완료!]
- 전리품: 초전설 등급 '정제된 심연의 핵 (Mythic)' 1개 수집 완료.
- 전리품: '초고대 마도 전함 장갑 파편' 15개 수집 완료.
동시에 기가스 거신이 해저에서 온전하게 들어 올린 '초전설 헬하임 엔진'의 본체가 찬란하게 맥동하며 지한의 인벤토리로 완벽하게 회수되었다.
지한은 공중에서 낙하하여 알바트로스 리레코드의 선수 갑판에 안착하며 젖은 머리칼을 쓸어 올렸다.
그는 수집한 초전설 헬하임 엔진과 심해의 핵을 요새의 중앙 마도 용광로에 연동 이식함으로써, 성역 요새 알바트로스 리레코드를 단순한 하늘 요새를 넘어 공중, 지상, 심해를 시간 가속으로 종횡무진 휩쓸 수 있는 궁극의 ‘백색의 성역’으로 진화 완료시켰다.
가정과 현실의 평화를 거머쥐고 가상 세계 오르비스 바다의 패권마저 발밑에 조각내 쥔 사내. 그의 절대적인 지배의 칼날은 아르카디아 대륙 전역에 흔들림 없는 찬란한 철혈 제국의 서막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단단히 새겨 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