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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183화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나락의 아가리

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183화: 나락의 아가리

협곡 최하부인 '나락의 바닥'은 물리 엔진의 연산이 거의 중단된 침묵의 진공 세계와 같았다.

칠흑 같은 어둠이 지평선 끝까지 두껍게 내려앉아 있었고, 그 침묵의 한가운데서 노스가드 지하의 거대한 블랙홀처럼 회전하는 차원의 입구, ‘카오스 게이트’가 웅장하고 불길하게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게이트의 외곽에는 남은 5개의 심연 노드가 붉은 빛을 내뿜으며 쇠사슬처럼 게이트를 묶어 폭주를 억제하는 장벽 역할을 기이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그 게이트의 거대한 문턱 위에, 마침내 노스가드 멸망의 최종 보안 프로그램이 그 처참하고 위엄 넘치는 동체를 드러냈다.

신장 40미터. 온몸이 시커먼 차원 강철과 질량이 없는 가상의 암흑 장갑으로 덮여 있는, 머리가 3개 달린 기계 늑대와 뱀이 결합한 형상의 괴수. 놈의 몸체 주변에는 닿는 모든 광원과 마력을 강제로 빨아들여 소멸시키는 '칠흑의 공허 장막(Void Veil)'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최종 보안 가디언: '아포칼립스 비스트 - 네메시스 (Lv.60+)'가 출현했습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네메시스의 3개의 대가리가 동시에 하늘을 향해 포효하자, 놈의 시커먼 아가리 안쪽에서 아르카디아의 로컬 중력 법칙을 영구히 지워버리는 5줄기의 흑색 공허 붕괴 레이저가 거대하게 뿜어져 나왔다.

포탄들은 공기를 찢으며 날아가, 공중에 도열해 있던 아스트라페 비공정들의 순백색 왜곡 장막을 정면으로 타격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앙-!

“형님! 5번 선과 7번 선의 초전설 헬하임 개척 장갑판 내구도가 실시간으로 10%씩 깎여 나가고 있습니다! 중력 왜곡막이 버티질 못합니다!”
크리스의 긴박한 비명이 스패로우의 무전을 통해 지한의 고글 안으로 다이렉트로 유입되었다.

지한은 [아틀라스의 눈] 고글의 가시 주파수를 네메시스의 거대 동체 중심부로 집중했다.

고글 너머로 놈의 칠흑 장막 아래에 숨겨진, 카오스 게이트의 멸망 에너지 수식과 실시간으로 링크되어 있는 붉은색 연결점(Doom Knot)들이 3차원 격자 구조가 되어 선명하게 돋아나 보였다.

“크기가 비대하다고 해서 해체하지 못할 환부는 없다. 크리스, 전 선단의 시간 가속 3연사 엄호 포격을 유지해라. 내가 기가스와 함께 놈의 가슴을 찢는다.”

“알겠습니다! 크로노 주포, 네메시스의 좌우현 측면 가동 포대를 향해 무제한 연사 개시!”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스트라페 비공정 20여 척의 주포들이 동시에 백색의 뇌전 포탄 수천 발을 네메시스의 얼굴을 향해 소나기처럼 퍼부었다. 시간 가속을 받은 번개 벼락의 탄막이 놈의 눈을 가리고 차원 장막을 교란하는 사이, 지한이 올라탄 30미터 크기의 아스트라페 기가스가 강철 엔진 추진력을 폭발시키며 허공을 뚫고 네메시스의 가슴 정면을 향해 초고속으로 하강 돌격을 감행했다.

“쿠오오오오오오오!”

기가스의 양 손끝에서 사출된 절대영도 중력 장벽 프레임이 네메시스의 칠흑 장막에 직격하며 공중에서 격렬한 중력 비틀림 마찰을 일으켰다.

콰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직-!

지한은 기가스의 강철 어깨 위에서 눈을 번뜩이며 [아스트라페 - 신의 해체자] 뼈칼을 꼬아 잡았다. 뼈칼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오로라의 광휘가, 마침내 노스가드와 현실 세계를 잇는 지한의 마지막 위대한 집도의 시작을 밤하늘에 서늘하게 선언하고 있었다.

“그 강철 껍데기 아래의 멸망의 결을 전부 도려내어 해체해 주마.”

지한은 기가스가 네메시스의 암흑 장막을 강제로 벌려 찢어낸 가슴 한가운데의 틈새를 향해, 번개와도 같은 속도로 칼끝을 겨누며 웅장하게 도약 낙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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