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영광의 주조

163화: 영광의 주조
기가스 메트릭스 코어의 은빛 구체 전체에 지한의 마력이 완벽하게 스며들자, 하이브 전체를 뒤흔들던 적색 경보등이 일제히 고요하고 신성한 청백색 서광으로 치환되었다. 천장의 톱니바퀴들과 고대 마도 연산 회로들은 마치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는 충직한 신하들처럼 규칙적이고 부드러운 박자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시스템 메시지: 초고대 마도 기계 하이브 '기가스 하이브'의 전권을 영구 획득하셨습니다!]
- 관리 등급: 최고 권한 (Owner)
- 특수 기능: 초전설 등급 기계 및 마도 장비의 주조 대기 시간이 80% 단축됩니다.
- 자산 등급: 아스트라페 콘체른의 영구 소유 산업 시설로 고정됩니다.
“해냈어…… 지한 님이 마도 제국의 기계 공장을 진짜로 통째로 손에 넣으셨다고!”
라울이 방패를 거두며 턱이 빠질 듯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지한은 기계 의수를 은빛 구체에서 떼며 차갑게 미소 지었다. 그의 [아틀라스의 눈 - 리레코드] 고글 너머로 하이브 내부에 적재된 고대 주조 프레임 설계도 수만 장이 디지털 파일처럼 빠르게 나열되었다.
“브로크 족장, 마도 제련기로 올린 야철 주괴를 전부 이쪽 하이브의 주조 가마로 전송해라. 그리고 아까 서리 티탄 로드에게서 해체해 낸 ‘고대 서리 코어’와 ‘거인의 빙장 갑옷 파편’도 준비해.”
“오오! 알겠네! 즉시 투입하겠네!”
브로크가 서둘러 지한의 지시를 따랐다.
은빛의 제련된 야철 주괴 10개와 퍼르스름한 안개를 품고 맥동하는 고대 서리 코어, 그리고 무지갯빛 빙갑 파편들이 기가스 하이브의 중앙 흡입구로 차례대로 투입되었다.
웅웅웅웅웅웅웅웅웅웅웅-.
하이브 중앙의 거대한 주조 가마가 눈부신 오로라 빛을 뿜어내며 가동되기 시작했다. 기가스 하이브의 수천 개에 달하는 기계 팔들이 가상 공간 속에 허상을 깎아내듯, 주입된 재료들을 분자 단위로 재배열하여 압축하기 시작했다.
[아이템 합성 시작: 초전설 뼈칼 '아스트라페 - 신의 해체자' 제작 공정 개시]
- 합성 주체: 강지한 (최고 관리자)
- 핵심 촉매: 아포칼립스 무한 에테르 엔진
- 제작 성공률: 100%
하지만 초전설 등급의 촉매들이 융합되는 순간, 주조 가마 내부의 마력 압력이 기하학적인 스케일로 폭주하기 시작했다. 너무나 거대한 마도 냉기와 물리 엔진 연산력이 결합하면서, 기가스 하이브의 중앙 연산 장치에 오버로드가 걸린 것이다.
[경고: 초전설 에너지 합성 부하 감지!]
[가상 물리 장벽 제어 코드가 충돌하며 주조 프레임이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형님! 설계 프레임의 데이터 매듭이 비틀리고 있습니다! 이대로 두면 야철이 불완전하게 식어 쪼개집니다!”
크리스가 콘솔 창을 보며 급박하게 보고했다.
“내 눈 앞에서 불량품은 용납 안 된다.”
지한은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 뼈칼을 비껴 들고 주조 가마 전면으로 바짝 다가섰다. [아틀라스의 눈] 고글을 통해 끓어오르는 은빛 주조 액체 내부에서 어지럽게 뒤틀리고 있는 물리 궤적의 매듭(Glitch)들이 정밀하게 확대되어 보였다.
[고유 능력: '신의 해체 영역' 발동.]
[주조 가마 내부의 뒤틀린 데이터 결합 구조를 실시간 스캐닝합니다.]
“원격 공간 인장 해체.”
스각-! 서걱! 스가각!
지한의 뼈칼이 허공을 향해 극도로 섬세한 궤적을 그리며 횡단했다. 칼날이 스치는 미세한 각도마다, 주조 금속 내부에서 융합을 방해하며 뒤틀려 있던 마도 불안정 인장들이 깔끔하게 각이 떠져 공중으로 방출되었다. 설계 가공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찌꺼기 수식들을 실시간으로 도려내는, 그야말로 신화 속의 신성한 수술이었다.
마지막으로 지한은 기계 의수를 쭉 뻗어 주조 가마에 꽂아 넣었다.
“원격 마력 쇄도.”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지한의 전신에서 흘러나온 백색의 아포칼립스 무한 마력이 주조 가마 내부를 완전히 지배하며 야철과 거인의 코어를 결점 하나 없는 단단한 결정체로 동결 봉인했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제련실을 가득 메웠던 마력의 폭풍이 일제히 고요하게 가라앉으며, 가마의 하부 배출구가 천천히 개방되었다.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릿발 안개는 영하 250도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절대영도의 냉기를 사방으로 흩뿌렸다.
그 서리 안개의 중심에, 한 자루의 뼈칼이 찬란하게 떠 있었다.
칼날은 투명한 빙산의 결정을 깎아 만든 듯 차갑고 푸른 광채를 띠고 있었으며, 은빛의 야철 프레임 장식이 뼈칼의 손잡이를 휘감아 도는, 우아하고도 무시무시한 신화적 자태였다.
[제작 완료: '아스트라페 - 신의 해체자 (Mythic - 초전설)'를 획득하셨습니다!]
- 속성: 영구 동결, 차원 붕괴, 공간 절단
- 고유 특성: '절대 해체(Absolute Scavenge)'. 이 뼈칼로 타격하거나 그어내는 모든 대상을 형태와 속성에 상관없이 무조건 분해 및 해체 상태로 만듭니다. (물리 면역, 차원 장벽, 마도 보호막 강제 무효화)
- 기어 동조율: 100% (장비 시 지한 님의 근력 및 인지력 150 증가)
지한은 천천히 손을 뻗어 그 차가운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스우우우우우우우우우웁-.
뼈칼을 쥐는 순간, 지한의 온몸에 뼛속까지 시린 짜릿한 무한의 마력이 번개처럼 관통하여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가볍게 뼈칼을 허공에 그어 보았다. 칼끝이 지나간 궤적을 따라 가상의 차원 벽면 자체가 한 장의 종이처럼 스각- 잘려 나가며 검은 틈새를 드러냈다.
지한은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이걸로 아르카디아의 그 어떤 존재라도 내 수술대 위에 올릴 준비가 끝났군.”
구 기가스 하이브의 중앙 광장에서, 마침내 최종 단계로 진화한 신의 뼈칼이 절대적인 영광의 광휘를 밤하늘에 수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