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드라코니스의 불타는 문

137화: 드라코니스의 불타는 문
대륙 동부의 상공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용암 호수와 검붉은 화산재 구름이 대지를 지옥의 아가리처럼 덮고 있는 '드라코니스 협곡(Draconis Canyon)'이었다.
사방에 숨막히는 유독 가스와 초고열의 화산풍이 사납게 대기를 불태우고 있었으나, 은빛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는 하부 거신 오리진의 '오리진의 절대 영역' 청백색 왜곡막 덕분에 단 한 줌의 먼지와 고열마저 요새 내부로 허용하지 않은 채 고고하게 하강하고 있었다.
[동부 화산 지대 혹독한 환경 디버프 감지]
- 환경 요인: '지옥불 용암 열풍' (선체 금속 용융 속도 +50%)
- 대처 상태: 오리진의 절대 영역 가동률 100%. 선체 온도 최적 안정화 완료 (내부 기온 섭씨 22도 유지).
지한은 브릿지의 대형 분석 화면을 주시했다.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의 조준 렌즈가 회전하며 화산 최고봉 깊숙이 찢어지듯 숨겨진 침식 던전 '불의 신전 드라코니스'의 붉은 마력 균열 좌표를 격자선으로 선명하게 해부해 올렸다.
“형님! 전방 100미터 지점의 용암 절벽 측면 선착장에 알바트로스의 고정 닻을 내리겠습니다. 지상의 화산재 방어가 꽤 견고합니다.”
크리스가 기체의 플랩 조종간을 당기며 말했다.
“정박해라.”
알바트로스는 수직 하강 기류를 조절하며, 끓어오르는 용암 절벽 측면의 고대 백철 도크에 거대한 동체를 안착시켰다.
쿠우우우웅-!
요새의 육중한 강철 동체가 절벽에 닿자마자, 신전 전면을 지키고 있던 마탑 소속의 '불의 마도 기사단' 대원 50여 명과 그들의 현장 사령관 라스카(Lv.48)가 일제히 화염 마검을 꼬나쥐고 선착장으로 짓쳐 나왔다.
라스카는 알바트로스 요새 주변의 뒤틀린 중력의 기운에 숨을 들이켜며, 탑승교를 따라 유유히 걸어 내려오는 지한의 모습을 사납게 쏘아보았다.
“아스트라페의 회주 강지한! 네놈이 제국의 군수권을 독점하더니 기어이 우리 마탑의 최후 비경마저 털어먹으러 이 용암 지옥까지 기어 올라왔단 말이냐! 이 신전의 화룡의 심장은 절대 자네 같은 천한 스캐벤저에게 줄 수 없다!”
지한은 라스카를 가볍게 무시하며 신전 입구의 거대한 청동 화염 대문을 응시했다.
대문 전체에는 용암의 불꽃 에너지를 유기적으로 순환시키며 단단하게 묶고 있는 고대 거인 제국의 '화룡의 화염 봉인 쇠사슬 결계'가 불길하게 휘감겨 요동치고 있었다.
[신전 대문 화염 봉인 쇠사슬 분석 완료]
- 방어 구조: 8겹의 고대 화룡 마나 쇠사슬 결합.
- 약점: 쇠사슬 중간 접합 노드의 '용암 순환 밸브' (내구 결함율 100%).
- 지한의 대응 스킬: '원격 공간 인장 해체'.
지한은 왼팔의 전설 기계 의수를 들어 올려 튕겼다.
“공간 해체.”
파지직-!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지한의 기계 손가락 끝에서 발사된 청록색 차원 균열 파동이 대문을 굳게 휘감고 있던 8겹의 화염 쇠사슬을 통째로 관통했다.
그토록 사납게 불꽃을 뿜으며 접근을 불허하던 용암의 쇠사슬 결계가, 지한의 공간 해체 결에 스치자마자 굉음과 함께 붉은 가루가 되어 사방으로 무참하게 부서져 내렸다.
“무, 무슨 공간 해체 한 번에 신전의 봉인이 통째로 뜯겨 나간단 말이냐!”
라스카가 기겁하며 지한을 향해 거대한 화염 대검을 내리찍으며 도약해 왔다.
하지만 지한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오른손의 전설 뼈칼 [아스트라페 - 리레코드]를 가볍게 눕혀 잡고 튕겼다.
“결 해체.”
챙-!
라스카의 거대 대검 날에 서려 있던 맹렬한 화염 마력이, 지한의 뼈칼 자루 끝에 스치는 순간 물리적 한계를 견디지 못하고 유리창처럼 와장창 깨지며 사방으로 파편이 되어 흩어졌다.
“컥…?! 내 보검이…!”
대검 손잡이만 쥔 채 바닥에 처박힌 라스카는 명치를 얻어맞고 핏물을 토하며 신전 문턱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수비대원 50여 명은 지한의 초월적인 손가락 끝의 분해력과 칼질 한 번에 사령관의 무기가 박살 나는 참상을 목도하고, 전의를 완벽히 상실한 채 지팡이와 방패를 떨어뜨리고 뒤로 엉금엉금 도망치기 시작했다.
지한은 산산조각 난 쇠사슬의 파편들을 인벤토리에 쓸어 담으며, 굳게 잠겼던 드라코니스의 대문을 가볍게 밀어 열어젖혔다.
“문은 열렸으니, 이제 수확할 시간이다.”
지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불타는 신전의 칠흑 같은 입구 어둠 속으로 거침없이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