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의 생계형 해체업자: 거신의 비밀 원반

119화: 거신의 비밀 원반
흑요석 단상 중앙에서 차가운 은청색 홀로그램 빛을 뿜어내고 있는 '고대 제국 기밀 마도 디스크'.
지한은 그 앞에 우뚝 서서, 디스크를 이중으로 휘감고 있는 시퍼런 마력 봉인 결계의 내부 파형을 응시했다.
위이이잉-.
[마법 공학 감지 고글]의 스펙트럼 다이얼이 고속 회전하며, 봉인의 겉면에 입혀진 주파수 격자선들을 세밀하게 쪼개어 화면에 띄웠다.
[고대 제국식 이중 결계 인장 분석]
- 1차 방어막: 공간 왜곡 실드 (원격 공간 인장 해체 가능)
- 2차 방어막: 마력 동조형 주파수 고정 자물쇠 (물리적 해독 불가능, 오직 동조율 99.9% 마나 모사 필요).
“꽤나 까다로운 2중 안전장치군. 하지만 내 영역 안에서는 그저 열려 있는 문에 불과하다.”
지한은 왼팔의 전설 기계 의수를 내밀었다.
스각-!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청록빛 공간 굴절 균열이 1차 공간 왜곡 실드를 스치고 지나갔다. 시퍼런 불꽃을 피우며 요란하게 회전하던 공간 방어막이 단 0.1초 만에 흔적도 없이 증발하며 해체되었다.
이어 지한은 2차 마력 동조형 결계 틈새로 기계 의수의 검지 손가락 끝을 밀착시켰다.
의수 내부의 전설 심연 코어가 공명하며, 손가락 끝의 미세 마력 도관들을 통해 2차 결계가 요구하는 고대 제국식 마나 주파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여 오차 없이 똑같이 모사해 냈다.
지이이이잉- 철컥!
맑은 톱니바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마도 디스크를 억누르고 있던 은빛 자물쇠 장치가 좌우로 부드럽게 갈라지며 봉인이 완전히 풀려나갔다.
[고대 제국 기밀 마도 디스크 해독 및 획득 완료!]
- 전설 등급 유물: '태초의 거신 오리진 설계도 디스크' 1개를 획득하였습니다!
- 사용 효과: 거신 오리진의 프레임 조립 구조 및 '코어 제어 엔진' 제작 마도 도식이 영구 해제되어 뇌리에 각인됩니다.
- 고대 제국의 기술적 기밀 데이터가 아스트라페 기술 연구소로 우회 저장됩니다.
지한이 은빛 금속 원반 디스크를 가볍게 쥐어 인벤토리에 넣은 그 순간이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궁-!
지하 돔 광장 전체가 미친 듯이 좌우로 흔들리며, 천장의 거대한 흑요석 바위벽들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디스크의 회수로 인해 던전을 유지하던 마력 균열 결계의 밸런스가 완전히 붕괴된 것이었다.
[경고: 침식 던전 크림슨 리프트 내부 붕괴율 45%로 상승]
- 대피 권장 시간: 3분 이내.
- 대규모 낙석 낙하 위험.
“형님! 던전 자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천장에서 수백 톤짜리 암석들이 쏟아집니다!”
크리스의 긴박한 무선 경고가 들려왔다.
“알바트로스의 절대 장벽 출력을 100%로 올려라. 내가 올라가겠다.”
지한은 침착하게 대답하며, 협곡 천장의 갈라진 틈 사이로 요새에서 뻗어 내린 은빛 활강 탑승교를 향해 와이어를 쏘아 올렸다.
슉-! 철컥!
와이어의 반동을 이용해 가볍게 상공으로 날아오른 지한은, 쏟아져 내리는 거대한 바위 파편들을 공중에서 기계 의수로 가볍게 쓸어 냈다.
“공간 해체.”
지한의 의수 손끝이 닿을 때마다, 그의 몸을 짓누르려던 수십 톤의 거대한 암석들이 결을 잃고 모래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렸다.
스아아앗-!
활강교 끝을 딛고 요새 알바트로스 브릿지로 복귀한 지한은 조종석의 크리스에게 단호하게 명령했다.
“엔진 최대 출력. 절대 장벽 가동, 이 협곡째로 들이받고 위로 솟구친다.”
“예, 형님! 에테르 코어 최대 출력 개방! 중력 절대 장벽 가동!”
쿠구구구구구구구구궁-!
알바트로스의 하부 용골에서 뿜어져 나온 영롱한 청백색의 '티탄 중력 절대 장벽'이 요새 외벽 주변 공간을 완전히 왜곡시켜 투명한 중력 구체를 형성했다.
알바트로스는 사납게 무너져 내리는 적색 바위 절벽과 쏟아지는 바위 폭풍을 향해 기수를 수직으로 세우고 거침없이 솟구쳐 올랐다.
쾅! 쾅! 콰콰콰콰쾅-!
수만 톤에 달하는 거대한 암석들이 알바트로스의 선체를 덮쳤으나, 티탄 중력 절대 장벽에 닿는 순간 보이지 않는 투명한 탄성 왜곡층에 튕겨 나가 사방으로 튕겨 나가 비산했을 뿐이었다.
알바트로스의 선체 목재와 장갑판에는 단 한 톨의 잔흠집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슈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붉은 흙먼지와 모래 폭풍을 단숨에 찢어발기며, 은빛 천공 요새 알바트로스는 마침내 사막의 맑은 고공 밤하늘 위로 웅장하게 날아올랐다. 요새 하부에는 무너진 적색 협곡이 거대한 먼지 구름을 내뿜으며 완전히 침몰하고 있었다.
브릿지의 유리창에 기댄 지한은 인벤토리에 들어온 '거신 오리진의 설계도 디스크'의 입체 마도 도식을 띄웠다.
수만 개의 복잡한 미세 부품 체계와 거신의 동력 코어 조립법이, 그의 고글 렌즈 너머로 영롱한 황금빛 설계 도로 투사되었다.
“태초의 거신 오리진… 이것으로 마침내 전설의 실마리를 쥐었군.”
지한의 단호한 선언과 함께, 카라쿰 사막의 별들이 빛나는 서부 밤하늘 위로 요새 알바트로스는 대륙 서부의 더 깊은 신대륙 경계 지대를 향해 장엄한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