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은 화학으로 합니다

65화: 대륙 광역 촉매 마도 철도의 청사진
한빙의 장벽 요새를 위협하던 지맥 폭주와 혹한의 마수 침공이 완전히 진압되자, 북부 전선에는 오랜만에 따스하고 조용한 평화가 찾아왔다.
전투가 끝난 다음 날, 요새 연병장에서는 승전을 기념하는 성대한 훈장 수여식과 가문 동맹 조인식이 열렸다. 크로이츠 공작 에드워드는 수천 명의 기갑 기사들과 요정림의 엘프 군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현에게 정식 서명된 ‘북부 광업권 독점 위임장’을 전달했다.
“이로써 황립 전략화학 연금원은 북부 영지가 생산하는 최고급 ‘한빙 미스릴(Frozen Mithril)’ 원석의 유통 및 채굴권을 100% 독점한다! 우리는 연금원의 과학 기술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크로이츠 가문의 무력으로 그들의 산업망을 영원히 수호할 것을 맹세한다!”
이로써 우현의 연금원은 동부의 실리카 반도체 결정, 남부의 구리 및 철광석, 그리고 북부의 초전도 미스릴 유통권까지 장악하며 대륙 전체의 핵심 마도 자원(Mana Resources) 공급망을 완벽하게 독점했다.
귀환을 준비하는 당일 저녁.
우현과 아리아는 요새 성벽 위에서 눈부시게 펼쳐진 은빛 설원의 야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리아는 우현의 목에 걸린 자신의 펜던트를 소리 없이 만지며 잔잔하게 미소를 지었다.
“제 고향과 가문을 구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우현 님. 연금원의 기술이 아니었다면 이 아름다운 눈밭은 전부 마수들의 피로 붉게 물들었을 테지요. 이제는…… 우현 님이 계시는 곳이 제 가장 안전한 집처럼 느껴져요.”
우현은 아리아의 따뜻한 손을 지그시 잡았다.
“우리가 가진 기술은 단지 물질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영토를 지켜내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되어 주지요. 이제 수도로 돌아가, 대륙 전체를 하나로 묶을 더 거대한 물리적 혈맥을 뚫어봅시다.”
수도로 귀환한 우현은 이튿날 아침, 연금원 대회의실에 주요 지부장들과 상회주 랜드, 그리고 보조 연구원 하나와 엘프 대사 엘레나를 소집했다.
대형 지도 테이블 위에는 북부, 동부, 남부, 그리고 요정림의 거대 세력권들을 격자망으로 연결한 새로운 청사진이 크게 펼쳐졌다.
“원장님, 이 격자망 선들은 대체 무엇입니까?”
상회주 랜드가 안경을 고쳐 쓰며 물었다.
“‘대륙 광역 촉매 마도 철도(Continental Catalyst Mana-Railway)’ 노선도입니다.”
우현은 지시봉으로 지도의 중심부를 가리켰다.
“우리는 북부의 초전도 미스릴과 남부의 저급 구리를 촉매 제련하여, 전압 손실이 완전히 0인 ‘초전도 마도 궤도 레일’을 생산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레일 위에 요정림의 실리카 반도체와 수도 마탑의 마도 심장 기술을 접목한 ‘초고속 마도 기차’를 올릴 것입니다.”
회의실 안의 모든 연성사들과 엘프 사절들이 크게 웅성거렸다.
“마도 철도요? 마차로 수주일씩 걸리던 국경선 거리를 단 하루 만에 주파하겠다는 소리입니까?”
“그렇습니다. 이 전철망이 구축되면 수도에서 북부 국경선까지 병력과 대량의 광물 자원을 수송하는 데 고작 6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마도의 초고속 물류 혁명이자, 제국 전역의 영토를 실시간 군사 감시망 하에 두는 대륙 규모의 에너지-교통 인프라 통일입니다.”
우현의 거대하고 혁신적인 청사진에 랜드 상회주는 숨을 삼켰다.
단순히 물약이나 방패를 파는 장사꾼의 차원을 넘어, 대륙의 물류와 경제, 영토 개념 자체를 기술의 힘으로 통일해 버리겠다는 천문학적인 산업 제국의 비전이었다.
하나는 우현의 지시에 따라 즉시 세부적인 예산 기획서와 궤도 제련 도면을 장전했다.
“원장님. 황실 재무부와 레온 원수님께 이 기획서를 전달하면, 군사적 가치를 알아보고 즉각적인 황실 예산 승인 및 전폭적인 영토 징발 권한을 내려줄 것입니다.”
“좋습니다. 당장 기획서를 제출하고, 동부와 남부의 야금 공장들을 풀가동해 초전도 레일의 시험 생산을 개시하십시오. 제국의 심장에 최초의 은빛 궤도를 놓아봅시다.”
북부의 혹한마저 완벽히 해결하고 대륙의 3대 자원 네트워크를 장악한 절대합성의 연금술사는, 이제 단순한 학계를 넘어 대륙의 지형과 물류 역사를 철도라는 과학의 궤도로 재설계하는 거대한 대업의 서막을 가슴 벅차게 열어젖혔다. 대륙 전체를 하나로 관통할 스마트 열차의 은빛 바퀴가 마침내 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