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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유일의 24시 마트 영주님7화

이세계 유일의 24시 마트 영주님

이세계 유일의 24시 마트 영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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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누울 자리도 상품이다

빗방울이 AZA 24의 얇은 지붕을 두들겼다.

처음에는 던전 입구 특유의 습기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바람이 방향을 틀자 야영지 쪽에서 천막 줄이 끊어지는 소리가 연달아 터졌다.

“도련님! 사람들이 이쪽으로 옵니다.”

리아의 말대로였다. 젖은 망토를 뒤집어쓴 모험가들이 빈터를 가로질러 달려왔다. 누군가는 방패를 머리 위에 들었고 누군가는 배낭을 끌었다. 진흙이 튄 장화가 새로 만든 부상자 통로 앞에서 미끄러졌다.

“안으로 들여보내 주시오! 밖에 있으면 장비가 다 젖겠소!”

진우는 자동문 앞의 좁은 매장을 봤다. 사람 둘만 들어서도 계산대와 진열대 사이가 막히는 크기였다.

“안에는 못 들어와. 부상자 통로부터 비워.”

“비가 이렇게 오는데!”

“그래서 더 막으면 안 돼. 누가 미끄러져 다치면 어디로 지나가겠어?”

리아가 검집 끝으로 통로를 가리켰다. 젖은 발자국이 나무판 위에 번졌다. 모험가들은 불평하면서도 양옆으로 물러났다.

식사 자리 네 칸은 이미 젖은 사람들로 찼다. 상자 위에 웅크린 오르딘은 망토 끝에서 물을 짜며 말했다.

“야영지의 빈 천막도 모두 찼소. 저쪽 사람들은 진흙바닥에 눕겠다고 하더군.”

“누우면 앓지 않나?”

“앓겠지요. 하지만 비를 멈출 마법사는 없습니다.”

바드는 어깨 붕대를 감싼 채 빈터를 훑었다. 물에 젖은 모험가들이 서로의 어깨를 밀며 처마 밑으로 파고들려 했다.

“성벽 안에 창고 하나 있지 않소? 지붕이 반쯤 남아 있던 곳.”

진우의 시선이 무너진 성벽 너머로 향했다. 처음 영지에 도착했을 때부터 있던 낡은 창고였다. 예전에 세금으로 거둔 곡물을 쌓았던 곳이라고 리아가 말해 준 적이 있었다. 벽은 기울었지만 돌로 지은 한쪽 벽과 지붕 들보는 남아 있었다.

“리아. 창고 바닥이 무너진 데는 없지?”

“곡물 상자가 썩어 있습니다. 지붕도 샙니다. 지금 사람을 넣으면 눅눅한 냄새에 불평부터 할 겁니다.”

“밖에서 떨다가 열 나는 것보단 낫겠네.”

진우는 계산대를 나왔다.

“바드.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셋만 빌려줘. 창고를 잠자리로 바꾼다.”

“잠자리요?”

“딱 해 뜰 때까지만. 침대는 없으니 상자 쌓고 칸을 나눌 거야.”

리아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창고를 여관으로 쓰겠다는 겁니까?”

“여관은 나중이고 오늘은 비 피하는 자리야. 손님이 밥 먹고 물건만 사는 건 아니잖아. 던전에서 나온 사람이 몸 말리고 누울 자리가 없으면 내일은 손님도 못 돼.”

리아는 빗줄기 너머의 야영지를 봤다. 천막 한 장이 바람에 뒤집히며 안에 있던 짐을 진흙탕으로 쏟아 냈다.

“바닥부터 확인하겠습니다. 무너진 곳이 있으면 못 씁니다.”

“그 말 들으려고 했지.”

폐창고 문을 열자 곰팡이 냄새가 쏟아졌다. 바닥에는 젖은 짚과 깨진 항아리 조각이 널려 있었다. 오래된 곡물 상자 몇 개는 손만 대도 갈색 가루를 흘렸다.

리아는 횃불 대신 마도등을 들어 들보를 비췄다.

“왼쪽은 물이 샙니다. 오른쪽 벽 아래는 돌이 단단해요. 여섯 명이면… 아니, 짐까지 들이면 다섯 명이 한계입니다.”

“짐은 따로 빼면 여섯 명.”

진우는 바닥에 발끝으로 선을 그었다.

“여기부터 여기까지 널빤지 깔고 상자를 세워. 칸 하나는 사람 하나가 몸만 뉘일 만큼. 장비는 문밖 보관대에 묶는다.”

바드가 젖은 짚을 발로 밀어냈다.

“상자 안쪽까지 비었소. 이걸 세워도 되겠소?”

“썩은 건 밖으로. 단단한 것만 골라. 벽처럼 믿지는 말고 서로 등을 돌릴 정도로만 막자.”

모험가 셋이 마른 상자를 골라 옮겼다. 한 사람이 깨진 항아리 조각을 밟을 뻔하자 리아가 바로 팔을 붙들었다.

“맨발로 들어올 사람도 있습니다. 작은 조각까지 쓸어 내세요.”

“기사님이 방 청소도 시키는군.”

“방이 아니라 안전 구역입니다.”

그 말에 진우가 피식 웃었다. 리아는 못 들은 척 빗자루 대신 낡은 널빤지로 바닥을 밀었다.

상자 여섯 개가 벽을 따라 놓이고 남은 널빤지가 칸막이가 되었을 때 상태창이 떠올랐다.

[띠링!]

[체류 수요가 감지되었습니다.]
[야간 편의 물품: 방수포 2장 / 얇은 담요 6장]
[긴급 보급을 승인하시겠습니까?]

진우는 잠깐 망설였다. 물과 응급 물품은 이미 빠듯했다. 그래도 눈앞의 사람들은 비에 젖은 채로 밤을 보내게 둘 수 없었다.

‘시설을 크게 지을 수는 없어. 오늘은 몸을 말리고 잠깐 누울 자리면 된다.’

“승인.”

창고 안에 접힌 방수포와 회색 담요가 떨어졌다. 리아는 담요를 집어 들어 이음새를 당겨 봤다.

“얇군요.”

“두꺼운 침구는 아니야. 바닥 습기 막고 체온만 덜 뺏기는 정도지.”

“그 한계를 먼저 말하겠습니다.”

진우는 방수포를 오른쪽 마른 바닥에 펼쳤다. 리아와 바드는 담요를 한 장씩 칸 안에 놓았다. 출입문 옆에는 부러지지 않은 막대 두 개를 세워 젖은 망토를 걸 수 있는 줄을 만들었다.

“요금은 한 칸에 은화 두 닢. 해 뜰 때까지. 담요 한 장과 마실 물 한 바가지가 포함이야.”

리아가 바로 고개를 들었다.

“처치용 물통은 절대 아닙니다.”

“물론이지. 마실 물은 우물에서 길어 온 것만 쓸 거야. 오늘 밤은 내가 두 번 더 다녀올게.”

“혼자 가지 마십시오. 제가 동행하겠습니다.”

“창고를 지킬 사람이 필요하잖아.”

“그럼 바드 씨가 줄을 관리하고 저는 물을 긷겠습니다.”

바드는 어깨를 만지며 한숨을 쉬었다.

“부상자에게 일을 잘도 맡기는군.”

“줄만 서 있게 하면 되니까. 무거운 건 안 들게 할게.”

“그 약속은 장부에 적어 두시오.”

리아는 이미 새 장부 한쪽에 규칙을 쓰고 있었다.

한 사람 한 칸. 해 뜨면 퇴실. 화기와 불붙인 마도구 반입 금지. 무기는 보관표와 교환. 소란을 피우면 퇴실.

마지막 줄에서 그녀의 깃펜이 멈췄다.

“도련님. 술에 취한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혼자 못 걸으면 안 받아. 파티원이 책임진다고 적고 옆 칸을 함께 쓰는 것도 안 돼. 여기서 싸움 나면 다 같이 못 자.”

“그건 꽤 냉정하군요.”

“여섯 칸뿐이라서.”

리아는 잠시 진우를 봤다. 그러고는 취객은 동행 파티가 외부에서 관리라고 적었다.

첫 손님은 아까 자동문 앞에서 소리치던 도끼전사였다. 그는 은화 넷을 내밀었다.

“둘을 잡아. 내 짐이 많다.”

“사람이 먼저야.”

진우는 은화 넷을 손바닥으로 밀어 돌려보냈다.

“짐은 밖 보관대에 묶어. 칸에는 너 하나만 들어가.”

“내 돈인데?”

“돈으로 비를 멈출 수는 없지. 뒤에 누울 사람도 있어.”

도끼전사의 얼굴이 붉어졌다.

“장비를 밖에 두라는 건 도둑맞으라는 소리 아닌가?”

리아가 나무표 여섯 개를 들어 보였다. 하나에는 작은 칼 그림, 하나에는 방패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장비를 맡기면 같은 표를 받습니다. 찾을 때 표와 물건을 맞춥니다. 표를 잃으면 파티장과 두 사람의 확인이 있어야 합니다.”

“그걸 누가 지키지?”

“제가 지킵니다.”

리아의 대답은 짧았다. 젖은 갑옷 위로 곧게 선 자세는 긴 설명보다 확실했다.

바드가 방패를 보관대에 세우며 거들었다.

“네가 두 칸을 차지하면 내 파티 정찰꾼은 진흙에 누워야 하오. 그게 좋다면 던전에서도 먼저 말해 두시오.”

도끼전사는 뒤를 봤다. 어린 궁수가 떨리는 손으로 활시위를 감싸고 있었다. 그는 욕설을 삼키고 은화 둘만 다시 내밀었다.

“좋소. 한 칸이면 됐지.”

리아는 도끼에 나무표를 묶었다. 도끼전사가 손을 뻗자 그녀는 먼저 장부를 내밀었다.

“이름과 파티명. 들어간 시각도 적으십시오.”

“잠자는데 이름까지?”

“새벽에 사람 하나가 사라져도 누구인지 알아야 하니까요.”

도끼전사는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 젖은 손가락으로 자기 이름을 적었다.

그 뒤부터는 줄이 빨라졌다. 사람들은 은화 두 닢을 내고 무기를 맡겼다. 궁수는 담요를 두 번 접어 발끝까지 덮었고 오르딘은 자기 칸의 방수포 끝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마법식보다 이 상자가 더 훌륭하오.”

“말하지 마. 벽이 얇아.”

옆칸의 바드가 낮게 웃었다.

“그래도 젖은 흙보다 낫지 않소.”

진우는 창고 문 앞에 포장지 통을 옮겼다. 마실 물 한 바가지를 나눠 준 뒤에는 처치용 물통 쪽으로 발 하나도 못 들이게 했다. 빈 컵은 문 앞에 반납해야 보증 동화를 돌려준다고 적었다.

“물 한 컵 더.”

궁수의 동료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마실 물은 더 줄 수 있어. 은화 한 닢. 하지만 급하게 들이키지 마. 몸이 너무 차가우면 천천히 마셔.”

“처치용 물은요?”

“그건 다친 사람이 먼저야.”

궁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동료에게 자기 바가지의 절반을 건넸다. 진우는 그 모습을 보고 물값을 받지 않았다. 대신 빈 컵 두 개가 돌아오는지 직접 확인했다.

여섯 번째 칸까지 찼을 때 빗속에서 큰 그림자가 다가왔다.

망토를 깊게 눌러쓴 거구였다. 붉은 김은 보이지 않았지만 진우는 그가 누구인지 짐작했다. 리아의 손은 저도 모르게 검집 위로 올라갔다.

“잠을 파나?”

“잠은 못 팔고 자리만 팔아.”

“한 칸.”

진우는 창고를 돌아봤다. 여섯 번째 칸에는 아까 떨던 궁수의 동료가 막 담요를 덮고 있었다.

“다 찼어.”

거구의 시선이 창고 안쪽으로 향했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숨을 죽였다. 그가 한 걸음만 더 다가가도 칸막이 상자가 흔들릴 듯했다.

리아가 통로 중앙에 섰다.

“규칙입니다.”

거구는 한참 비를 맞은 채 서 있었다. 진우는 그가 화를 내면 사람들을 어디로 피시킬지 머릿속으로 먼저 그렸다. 하지만 거구는 고개를 아주 조금 끄덕였다.

“그럼 나는 어디에 있지?”

진우는 AZA 24 처마 아래의 빈 상자를 가리켰다.

“저기. 사람들 통로는 막지 말고. 과자 사면 앉아도 돼. 비는 덜 맞아.”

“그 붉은 과자.”

“화염깨비칩. 한 사람 한 봉지.”

거구는 은화 두 닢과 동화 한 닢을 내밀었다. 물값까지 정확히 놓는 손이었다. 그는 과자를 받은 뒤 처마 아래 상자에 앉았다. 놀랍게도 상자는 부서지지 않았다.

“불은 안 돼.”

리아가 경계하며 말했다.

“알고 있다.”

거구는 봉지를 뜯고도 세 조각만 꺼냈다. 바삭한 소리가 창고 안까지 들렸다. 몇몇 모험가가 움찔했지만 그는 더 가까이 오지 않았다.

그때 계산대 아래에서 작은 진동이 울렸다.

[띠링!]

[야간 체류 서비스 첫 운영이 기록되었습니다.]
[투숙 6명 / 장비 보관 6건 / 젖은 의복 건조 9건]
[다음 시설 조건: 안전 보관 수요를 확인하십시오.]
[숙박·보관 수요 연계 분석 대상이 감지되었습니다.]

진우는 마지막 문장을 읽고 거구의 망토 안쪽을 봤다. 어둠 속에서 검은 마석이 아주 잠깐 빛을 삼켰다.

그가 대체 무엇을 맡기려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비가 그친 새벽에도 폐창고의 여섯 칸은 비지 않을 것 같았다.

진우는 장부 첫 줄을 내려다봤다. 이름 여섯 개와 장비 표 여섯 장, 젖은 망토 아홉 벌이 적혀 있었다.

물건을 팔아야만 손님이 남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누울 자리 하나가 사람을 다음 날까지 데려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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