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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44화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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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빈칸의 무게

보관실 앞 임시 적치 구역에는 플라스틱 상자 네 개와 케이블 상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복도를 지나는 사람마다 바닥의 얇은 먼지가 흔들렸다.

아서 웨스트는 물건과 복도 양쪽을 번갈아 보다가 말했다.

"여기부터 막아야 합니다. 누가 건드리기 전에요."

"막으면 지금부터 들어오는 것만 남습니다."

시우는 적치 구역 바닥을 가리켰다.

"먼저 지금 있는 순서를 남기죠. 상자에 손대는 사람도 적고요."

조 코치가 카메라를 들었다.

앤서 핌스는 한쪽에 세워 둔 카트를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회수 물품은 저녁 전에 다른 곳으로 옮깁니다. 이대로 두면 작업이 밀릴 텐데요."

"밀리게 둡시다."

시우가 낮게 말했다.

"멈춘 이유도 기록하면 됩니다."

바닥 상태를 찍고 상자마다 현재 위치 번호를 붙였다.

카트 2번의 바퀴 홈도 따로 촬영했다.

한쪽 바퀴에는 옅은 회색 모래가 남아 있었다.

손잡이 아래의 투명 필름 조각은 건드리지 않은 채 가까운 사진만 남겼다.

조 코치가 적치표 원본을 열었다.

물품명 칸은 여전히 비어 있었다.

화면 아래에는 자동 합계만 남아 있었다.

회수 6 / 적치 6.

아서가 숫자를 읽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름도 없이 여섯 개를 넘겼다는 겁니까?"

"여섯 개를 적치 처리하려 했다는 기록입니다."

시우는 고개를 저었다.

"여섯 개가 실제로 여기서 내려졌다는 증명은 아닙니다. 그래서 현물과 순서를 맞춰 봐야 합니다."

빈칸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 아니었다.

무엇을 세었는지 잊어버리게 만드는 방식일 수도 있었다.


조 코치는 카트가 도착하기 전후의 스캔 순서를 화면에 올렸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케이블 상자였다.

세 번째는 삼각대 부품 상자였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완충재 통이었다.

마지막 줄에는 장비 번호 대신 짧은 문구만 남아 있었다.

임시 보관 묶음.

앤서가 화면 가까이 다가왔다.

"정식 품목명이 아닙니다."

"언제 쓰는 분류죠?"

"작은 물건을 바로 나눌 수 없을 때입니다. 케이블 타이 봉투나 보조 부품을 한데 담아 두고 나중에 적습니다."

아서가 적치 구역의 물건을 하나씩 세었다.

케이블 상자 둘.

삼각대 부품 상자 하나.

완충재 통 둘.

그는 손을 멈췄다.

"여기엔 다섯 개뿐입니다."

앤서가 한쪽 케이블 상자를 가리켰다.

"안에 작은 봉투가 들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열기 전에 사진부터 확인하죠."

시우가 말했다.

조 코치는 카트 도착 직후 자동으로 남은 현장 사진을 불러왔다.

사진 속에는 지금보다 상자가 하나 더 있었다.

검은 천으로 덮인 낮은 플라스틱 바구니였다.

바구니 옆면에는 번호가 없었다.

대신 모서리에 투명 필름이 감겨 있었다.

현재 적치 구역에는 그 바구니가 없었다.

카트 손잡이 아래의 필름 조각과 같은 재질처럼 보였다.

시우는 화면을 넘기지 않았다.

비슷해 보인다는 말로 같은 물건을 만들 수는 없었다.

다만 스캔 순서의 여섯 번째 항목과 사진 속 여섯 번째 바구니와 현재 없는 한 자리가 서로 겹쳤다.

앤서의 얼굴이 하얗게 굳었다.

"그게 임시 보관 묶음이었을 겁니다."

"바구니 안에 무엇이 있었습니까?"

"기록이 없으니 모릅니다. 원래는 여기서 풀어서 따로 적어야 했습니다."

그 말에는 변명보다 먼저 깨달음이 묻어 있었다.

편의를 위해 붙인 이름 하나가 물건의 순서를 지워 버릴 수 있었다.

조 코치가 다음 기록을 찾았다.

15:18:41 폐기 대기함 문 열림.

적치 구역 도착 뒤 서른여덟 초였다.

"대기함은 어디 있습니까?"

시우가 물었다.

"복도 반대편 끝입니다. 포장재와 빈 봉투를 임시로 넣어 둡니다."

아서가 바로 몸을 돌렸다.

"가 봅시다."

시우가 그를 멈췄다.

"바구니가 거기로 갔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기표 원본과 무게 기록을 먼저 받죠."

앤서는 이번에는 반박하지 않았다.


훈련장에서는 벤 올리베리가 공을 발밑에 세웠다.

동료는 오른쪽으로 뛰려다 멈췄다.

벤이 짧게 외쳤다.

"지금."

동료가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수비수도 같은 순간 발을 뻗었다.

공은 동료의 뒤로 흘렀다.

마르코 리드가 벤치에서 고개를 저었다.

"말이 빨랐어. 네가 아직 수비를 안 묶었잖아."

벤은 공을 주워 들었다.

"늦으면 길이 닫힙니다."

복도 의자에 앉은 리암 애스크가 말했다.

"길이 닫히기 전에 말하는 게 아니야. 네가 닫게 만들 수 있는 마지막 순간에 말하는 거지."

조나 그랜트는 선 밖에서 조용히 듣고 있었다.

동료의 출발이 빨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가락을 들지는 않았다.

두 번째 공이 들어왔다.

벤은 중앙으로 첫 터치를 뒀다.

수비수가 안쪽 길을 막으려고 몸을 기울였다.

벤은 공을 오래 끌지 않고 어깨만 바깥으로 돌렸다.

수비수의 시선이 따라왔다.

오른쪽 동료가 속도를 죽였다.

그는 벤의 발과 수비수 사이를 보며 다음 발을 기다렸다.

벤은 수비수의 무게가 안쪽으로 넘어가는 순간까지 참았다.

그리고 말했다.

"한 박자."

동료는 어느 쪽으로 가라는 말을 듣지 못했다.

그래서 고개를 들었다.

바깥쪽 수비수의 발이 중앙으로 닫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몸을 바깥으로 틀었다.

벤의 패스는 그 한 걸음 앞에 놓였다.

동료는 공을 잡고도 곧장 크로스를 올리지 않았다.

한 번 더 골문 쪽을 본 뒤 낮게 되돌렸다.

벤이 박스 앞에서 받았다.

마르코가 짧게 손뼉을 쳤다.

"그래. 시간만 줬지. 답은 안 줬어."

벤은 숨을 고르며 동료를 봤다.

방향을 말하지 않았는데도 패스는 늦지 않았다.

동료가 스스로 본 다음 장면까지 이어졌다.

조나는 두 손을 주머니에서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

선 안에 들어갈 수 없는 몸은 답답했다.

그래도 벤이 남겨 준 한 박자 안에서 동료가 자기 길을 고르는 모습은 분명했다.


조 코치는 대기함 기록을 받아 분석실 화면에 띄웠다.

문 개폐 시각은 15:18:41이었다.

카트가 적치 구역에 도착한 뒤 서른여덟 초.

문이 닫힌 시각은 15:19:02였다.

시우는 숫자 옆의 무게 기록을 봤다.

대기함은 열리기 전보다 육백사십 그램 무거워져 있었다.

아서가 물었다.

"빈 케이블 타이 봉투보다 무겁군요."

"그렇다고 바구니가 통째로 들어갔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시우가 답했다.

"다른 포장재가 들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보조키가 있었다는 증명도 아닙니다."

앤서는 대기함 안을 열자는 말을 삼켰다.

대신 기록지를 끌어와 말했다.

"그 시간대 폐기 대기표는 종이로 남습니다. 누가 처리한다고 적었는지는 비어 있을 수 있어도 들어온 순서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본부터 보존하세요."

시우가 말했다.

"대기함 안도 열기 전에 문틀과 바닥과 현재 무게를 남깁니다. 오늘 이후로 넣고 빼는 물건도 따로 적고요."

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부터 세우자는 말은 안 하겠습니다."

그는 화면의 임시 보관 묶음을 바라봤다.

이름 없는 묶음은 장비 하나보다 가벼워 보였다.

그러나 기록에서 빠져나간 물건은 그 무게만큼 가볍지 않았다.

조 코치가 종이 대기표의 보관 위치를 확인하려 전화를 걸었다.

그가 통화를 마친 뒤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기표는 처리함 옆 투명 주머니에 넣는 방식입니다. 회수 담당이 저녁에 묶어 사무실로 올립니다."

"그럼 아직 현장에 있을 수 있겠군요."

아서가 말했다.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시우는 바로잡았다.

"그 주머니에 들어갔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종이가 없다고 누가 가져갔다고 단정할 수도 없고요."

앤서는 손에 든 메모를 내려다봤다.

"대기표에는 물품명보다 수량을 먼저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장재는 종류를 나중에 채우기도 했고요."

"그래도 순서는 남겠죠."

시우가 말했다.

"바구니가 왔는지보다 먼저 대기함에 몇 번째로 무엇이 들어왔다고 적혔는지 보겠습니다. 그 순서가 사진과 맞지 않으면 그때 다른 기록을 붙이면 됩니다."

앤서는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현장 절차를 잘 안다는 이유로 빈칸을 채울 말을 먼저 찾곤 했다.

하지만 그 말들은 오늘처럼 물건의 행방을 묻는 순간 아무것도 지켜 주지 못했다.

아서도 더는 화면의 시간만 바라보지 않았다.

그는 조 코치가 남긴 사진 목록에서 바구니의 위치 번호를 확인했다.

바구니가 있던 자리는 케이블 상자와 완충재 통 사이였다.

무엇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물건은 순서 안에 있었다.

사라졌다는 사실조차 순서를 잃지 않으면 다음 기록과 맞물릴 수 있었다.

시우 앞에 작은 창이 떠올랐다.

[관찰]
비어 있는 칸은 물건을 지우지 못한다.
무게와 순서는 남은 것을 센다.

시우는 창을 닫았다.

임시 보관 묶음이 대기함으로 갔는지 아직 모른다.

그 안에 보조키가 있었는지는 더더욱 모른다.

다만 카트가 멈춘 뒤 사라진 바구니 하나가 있었고 그 뒤에 열린 대기함의 무게는 달라져 있었다.

다음 기록은 빈칸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무엇을 버리려 했는지보다 먼저 무엇이 들어온 순서가 남아 있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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