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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7화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7화: 친정팀을 향한 총성

"스피드는 합격인데, 역시 마지막 순간에 공이 발에서 노는구먼."

존 수석 코치가 훈련용 꼬깔 사이에 서서 턱을 괴고 혀를 찼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훈련장 우측 터치라인에서는, 새로 영입된 토미 밀러가 무서운 속도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하고 있었다. 시우가 알려준 대로 보폭을 줄이고 상체를 숙인 덕분에 디딤발이 무너지는 치명적인 약점은 잡혔지만, 시속 30km를 넘나드는 고속 질주 속에서 공을 세밀하게 다스리며 수비수를 완전히 벗겨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터치라인 근처에서 크로스를 올리려는 찰나, 수비 역할을 맡은 아군 풀백이 발을 뻗자 토미는 미처 공을 안쪽으로 긁어내지 못하고 터치라인 밖으로 미끄러져 나가고 말았다.

"아, 진짜 맘대로 안 되네!"

토미가 머리를 거칠게 헝클어뜨리며 마른침을 뱉었다. 의욕은 앞섰지만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 답답함에 그의 이마에 굵은 핏대가 솟아올랐다.

시우는 감독석 벤치 옆에 서서 그 모든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며 주머니 속에 양손을 넣은 채 가상 시스템 창을 호출했다.

스윽.

[보유 포인트: 21,000 SP]
[인벤토리: '고속 드리블 보정 - 베일의 질주 (C)' 스킬 카드 1개]

시우는 주저하지 않고 그라운드 위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터치라인 근처에서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잡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는 토미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어깨 위에 조용히 손을 얹었다.

"감독님……."

"잘하고 있다. 하지만 고속으로 몸이 가속되었을 때, 네 다리가 질주의 원심력을 온전히 이겨내지 못하는 건 아직 신체 밸런스를 잡아줄 조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율이요?"

토미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로 의아하다는 듯 시우를 올려다보았다. 시우는 마음속으로 인벤토리에 들어 있는 스킬 카드를 선택했다.

'스킬 카드 '베일의 질주 (C)'를 토미 밀러에게 사용한다.'

[C급 스킬 카드: '고속 드리블 보정 - 베일의 질주 (C)'를 장착합니다.]
[선수 '토미 밀러'의 뇌신경 및 대퇴사두근, 발목 인대 세포가 특수 활성화 상태에 진입합니다.]
[디딤발 관성 30% 감쇄 보정, 고속 스프린트 중 볼 제어력 25% 보정.]

콰아아앙-!

찰나의 순간, 토미의 척추를 따라 얼음물처럼 차갑고도 소름 끼치는 전류가 번개처럼 흘러내렸다.

"큭……!"

토미가 자신도 모르게 나직한 신음을 내뱉으며 어깨를 떨었다. 방금 전까지 무겁게 지쳐 있던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 세포들이 잘 조율된 현악기 줄처럼 팽팽하고 가볍게 재조정되는 기이한 감각이었다.

발목 관절 부위에서 뇌로 전달되는 고유 수용성 감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밀해졌다. 발가락 끝에 닿는 축구공의 미세한 가죽 질감과 잔디 아래 진흙의 점도까지 뇌리에 실시간 가상 3D 격자무늬로 정렬되는 느낌이었다.

"지금 다시 한번 치고 나가봐라. 네가 달릴 때 몸이 쏠리는 원심력을 발목과 무릎이 어떻게 흡수하는지 스스로 느껴보는 거다."

시우의 차분한 목소리에 토미는 홀린 듯 본능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훈련용 공을 툭 밀어두고 전방을 향해 벼락같이 몸을 던졌다.

스아아악!

몸이 전방으로 튕겨 나가는 순간, 토미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평소 같았으면 몸이 가속되면서 시야가 흔들리고 발끝의 공이 조금씩 멀어져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시속 33km를 넘어가는 폭발적인 탄성 속에서도 공이 마치 자석처럼 그의 오른발 아웃프런트 끝에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방향 전환이었다. 훈련용 장애물 역할을 하던 코치가 슬며시 발을 뻗어 올리는 순간, 토미는 상체를 오른쪽으로 기울이며 급격한 꺾기를 시도했다. 보통이라면 원심력을 이기지 못해 디딤발이 미끄러지거나 무게중심이 붕괴되어야 했지만, 그의 왼발 발목과 허벅지가 무자비하게 쏠리는 관성을 잔디 깊숙이 흡수해 버렸다.

지극히 매끄럽고 정교한 고속 바디 페인팅.

"허억!"

수비 코치가 헛바람을 들이켜며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고, 토미는 그대로 배후 공간을 돌파한 뒤 부드럽고 가볍게 오른발 안쪽으로 공의 궤적을 깎아 올렸다.

펑!

그의 발끝을 떠난 크로스는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날카롭게 휘어 들어가 쇄도하던 격수의 머리에 정확하게 안겼다.

"세상에…… 방금 저 움직임은 뭐지?"

존 코치가 들고 있던 전술 클립보드를 떨어뜨릴 뻔한 얼굴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다소 투박하고 거칠던 토미 밀러의 고속 질주 메커니즘이, 단 한 순간의 면담을 거치더니 가레스 베일의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 하는 파괴적이면서도 지극히 세련된 궤적으로 돌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정작 공을 찬 토미 자신이 가장 경악한 얼굴로 자신의 발목을 매만지고 있을 때, 존 코치가 다급한 걸음으로 스마트폰을 쥔 채 두 사람에게 뛰어왔다.

"보스! 방금 리그 컵(카라바오 컵) 1라운드 대진 추첨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시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상대가 어디로 잡혔지?"

존 코치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곁에 서 있던 토미의 눈치를 조심스레 살폈다.

"2부 리그의…… 브리스틀 시티(Bristol City)입니다. 우리의 홈, 이스트베리 파크에서 단판 승부로 치러집니다."

브리스틀 시티.

그 단어가 공기를 때리는 순간, 토미의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다. 그의 주먹이 핏기가 가실 정도로 꽉 쥐어졌다. 자신을 향해 '스피드만 빠른 반쪽짜리 고철'이라 조롱하며 계약서를 갈기갈기 찢어 방출했던 친정팀. 그 상처의 흔적이 여전히 가슴 깊은 곳에 붉은 흉터로 남아 있는 그 클럽이었다.

시우는 분노와 투지로 온몸을 잘게 떠는 토미의 어깨를 다시 한번 강하게 움켜쥐었다.

"토미. 친정팀에게 날카로운 총성을 울릴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군."

토미가 붉게 충혈된 눈으로 시우를 바라보았다. 시우의 차가운 눈동자가 소년의 독기를 강하게 부추겼다.

"박살을 내버리겠습니다. 제가 쓰레기가 아니라는 걸…… 똑똑히 보여줄 겁니다."


경기 당일, 이스트베리 파크의 라커룸은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긴장감으로 터질 듯했다.

상대는 2부 리그(챔피언십)의 강호 브리스틀 시티. 비록 프리미어리그는 아닐지언정, 4부 리그의 하위권을 전전하던 이스트베리 FC의 선수들에게 2부 리그 클럽은 거대한 장벽과도 같은 존재였다. 경기장 밖에서 들려오는 원정 팬들의 함성 소리가 라커룸 벽을 타고 웅웅거리며 울렸다.

"다들 긴장 풀고 내 말에 집중해라."

시우가 전술판의 자석들을 브리스틀 시티의 포메이션에 맞춰 신속하게 재배치했다.

"상대의 라인업이 방금 접수됐다. 예상대로 그들은 우리를 4부 리그의 약체로 얕보고 주전 미드필더진과 공격진을 제외한 1.5군, 그리고 유스 아카데미 출신의 신예들 위주로 로테이션 라인업을 짰다. 즉, 조직력 면에서 헐겁고 수비 라인의 전술적 결속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시우의 손가락이 브리스틀 시티 포백 라인의 배후 공간을 거칠게 그었다.

"브리스틀 시티의 센터백 둘은 신체 조건은 훌륭하지만 주력이 느리고, 오버래핑을 즐기는 좌우 풀백의 성향 때문에 그들의 양 측면 뒷공간은 광활할 정도로 넓게 열릴 수밖에 없다. 오늘 우리의 전술은 '선수비 후역습(Low Block & Counter)'이다."

시우가 마커스 리드를 바라보았다.

"마커스. 포백 라인을 페널티 박스 앞 15미터 라인까지 바짝 내린다. 철저하게 공간을 좁히고 상대의 지공을 육탄방어로 저지해라. 무리하게 압박하려 라인을 올리지 마라."

"알겠습니다, 보스. 빗장수비가 뭔지 보여주죠."

마커스가 든든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시우의 시선이 중원의 지휘자 벤 해리스와 우측 윙어 토미 밀러에게 닿았다.

"벤. 수비진이 차단한 세컨볼을 소유하는 순간, 넌 단 한 번의 볼 터치로 탈압박을 시도하고 즉시 브리스틀 시티의 좌측 배후 공간으로 다이렉트 롱패스를 찔러라. 머리로 좌표를 계산할 필요 없다. 네 발가락이 기억하는 궤적대로 띄우면 된다."

"알겠습니다, 감독님."

"그리고 토미."

시우가 토미 밀러의 눈을 똑바로 쏘아보았다. 토미의 눈빛에는 증오와 긴장, 그리고 알 수 없는 터질 듯한 에너지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보는 순간, 넌 네가 가진 모든 가속도를 터트려라. 상대 수비수가 널 따라잡으려 비명을 지를 때까지 질주하는 거다. 널 버렸던 놈들에게 진짜 괴물이 누구였는지 증명할 시간이다."

토미가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무너뜨리겠습니다."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경기장에 조명이 켜지며 불꽃 튀는 일전이 시작되었다.

경기 초반은 예상대로 브리스틀 시티의 일방적인 공세로 흘러갔다. 2부 리그 팀답게 그들의 패스 템포와 개인 기량은 이스트베리 선수들이 평소에 경험해 보지 못한 높은 수준이었다. 브리스틀 시티의 미드필더진이 빠른 삼각 패스로 중원을 장악하고 이스트베리의 측면을 두드렸다.

그러나 이스트베리에는 시스템의 가호를 받는 견고한 방패가 존재했다.

"밀리지 마! 중앙 간격 유지해!"

주장 마커스 리드가 수비 라인의 한가운데서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상대 공격수가 수비수 사이의 좁은 틈새로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찌르는 찰나, 마커스는 무리하게 몸을 날리는 대신 단 두 걸음 옆으로 이동해 패스 길목을 툭 차단했다. [위치 선정의 기초 (D)]가 활성화되어 상대의 시선과 발끝 방향을 미리 예측한 덕분이었다.

"젠장, 저 영감탱이 왜 저기 서 있어?"

차단당한 공을 다시 회수하려 브리스틀 시티의 공격수가 거칠게 몸싸움을 걸어왔지만, 마커스는 영리하게 등을 지며 공을 지켜낸 후 터치라인 밖으로 안전하게 걷어냈다.

시우는 테크니컬 영역에 팔짱을 끼고 서서 마음속으로 [스카우트의 눈 (C)] 권능을 켰다.

스윽.

그의 망막 너머로 그라운드 위 22명의 선수의 신체 에너지 상태와 심리 변화를 보여주는 미세한 그래프들이 실시간으로 요동쳤다. 브리스틀 시티 선수들의 머리 위에는 푸른색 스탯창 대신 붉은색 경고등과 함께 '조급함', '피로도 급증' 등의 텍스트가 깜빡이고 있었다.

4부 리그 약체를 상대로 전반 30분이 넘어가도록 골을 기록하지 못하자, 그들의 뇌리에 당혹감과 짜증이 깃들기 시작한 것이 명확히 스캔되었다.

[상대 수비 라인의 오버래핑 성향 85% 돌파. 뒷공간 배후 취약 수준: 상(High)]

'지금이다.'

시우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났다.

전반 37분, 브리스틀 시티의 코너킥 공격 상황. 상대 센터백의 머리를 맞고 튕겨 나온 공을 마커스 리드가 가슴으로 트래핑해 내며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쿵.

"벤! 나가!"

마커스의 외침과 동시에, 중원에서 공을 잡은 벤 해리스가 쇄도하는 상대 공격수의 태클을 가볍게 왼발 아웃사이드 터치로 피하며 턴 동작을 가져갔다. 비록 S급 카드의 직접적인 일시 초각성 상태는 해제되었지만, 개막전 당시 뇌리에 길을 텄던 공간 감각만큼은 지워지지 않는 선명한 잔상으로 남아 있었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그라운드 위로 희미한 3D 공간 격자무늬가 덧씌워지며, 가장 효과적인 패스의 궤적이 황금빛 선으로 그려졌다.

상대 풀백들이 공격을 위해 하프라인을 훌쩍 넘어 전진한 상태. 브리스틀 시티의 좌측 배후 공간은 그야말로 주인 없는 벌판처럼 덩그러니 비어 있었다.

그리고 그 광활한 공간을 향해, 푸른 유니폼의 17번, 토미 밀러가 스프린트를 시작했다.

타다다닷!

"벤, 찔러!"

벤 해리스는 주저 없이 오른발을 들어 올렸다.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발끝을 떠난 공은 빗방울을 뚫고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브리스틀 시티의 심장부 뒷공간을 향해 날아갔다.

"막아! 배후 커버!"

브리스틀 시티의 감독이 벤치에서 사색이 되어 비명을 질렀다.

브리스틀 시티의 센터백이 토미를 저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대각선으로 달렸지만, 토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주력은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듯했다.

콰아아아!

토미는 폭발적인 탄성으로 잔디를 걷어찼다. '베일의 질주 (C)' 카드의 보정 효과가 발목을 완벽히 지탱해 주었다. 달리는 속도가 최고조에 달했음에도 그의 시야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맑았고, 머리 위에서 날아오는 공의 낙하지점이 자석처럼 읽혔다.

낙하지점에 안착한 공이 그의 발끝에 닿았다. 보통의 윙어라면 이 속도에서 터치를 하다 공이 길게 튀어 골키퍼에게 헌납했겠지만, 토미의 터치는 달랐다. 공은 그의 오른발 끝에 쫀득하게 달라붙어 그의 질주 템포를 조금도 깎아내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저 터치 컨트롤이 어떻게 가능하지?"

추격하던 브리스틀 시티의 수비수가 눈을 부릅떴다.

토미는 페널티 박스 우측 측면으로 파고들었다. 상대 수비수가 각도를 좁히며 급하게 슬라이딩 태클을 가해 오는 순간, 토미는 뒤꿈치에 힘을 주며 잔디를 강하게 찍어 밟았다. 원심력을 30% 감쇄하는 카드의 권능이 가동되었다.

쿠웅!

몸에 가해지던 무지막지한 질주 관성이 발목을 통해 바닥으로 고스란히 소멸되었고, 토미는 태클을 걸어온 수비수를 가볍게 스쳐 지나며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꺾어 들어갔다.

골키퍼와의 완전한 1대1 찬스.

상대 골키퍼가 다급하게 각도를 좁히며 뛰어나왔다. 그 순간, 토미의 뇌리 속으로 자신을 '달리기만 빠른 쓰레기'라 부르며 방출 통보 서류를 내밀던 브리스틀 시티 유스 코치들의 냉담하고 거만한 표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가슴속 밑바닥에 응어리져 있던 설움과 독기가 활활 불타올랐다.

'똑똑히 봐라. 너희들이 버린 고철이 어떤 폭풍을 불러오는지.'

토미는 디딤발을 단단히 고정했다. '베일의 질주' 스킬 카드가 그의 발목과 디딤축을 무자비하게 지탱했다. 흔들림 없는 완벽한 축 위에서, 토미는 오른발 발등으로 공의 하단을 온 힘을 실어 강타했다.

콰앙-!

벼락같은 타격음과 함께 미사일처럼 날아간 공은, 골키퍼의 손끝이 닿을 수 없는 골문 우측 상단 니어포스트의 좁은 틈새를 뚫고 골망이 찢어질 듯 출렁이며 박혔다.

골.

스코어 1-0!

"골이다아아아아-!"

이스트베리 파크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뒤흔들렸다. 홈 팬들은 4부 리그 팀이 2부 리그의 강호를 상대로 선제골을 기록하자 광란에 휩싸여 서로를 껴안았고, 브리스틀 시티의 감독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뒷머리를 감싸 쥐었다.

토미 밀러는 브리스틀 시티의 벤치를 향해 당당하게 걸어가, 자신의 등에 새겨진 이름과 17번 등번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무언의 포효를 내질렀다. 자신을 방출했던 친정팀의 수석 코치와 감독은 얼굴이 흙빛이 된 채 시선을 회피할 뿐이었다.


후반전은 처절한 수성의 연속이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브리스틀 시티는 후반 15분경 주전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더를 대거 투입하며 동점골을 넣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다. 그들의 성난 파도와 같은 공세에 이스트베리의 진영은 페널티 박스 근처에 묶인 채 처절하게 버텨냈다.

시우는 [스카우트의 눈] 화면을 띄워 아군 선수들의 체력 수치를 면밀히 스캔했다.

[주장 마커스 리드: 체력 수치 32%로 하락. 피로도 위험 단계 진입.]
[중원 벤 해리스: 체력 수치 28%로 급락. 패스 정확도 보정치 감소 중.]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시우는 주저하지 않고 테크니컬 영역 앞으로 나아가 존 코치에게 지시했다.

"체력이 소진된 양측 윙어들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와 전문 풀백을 투입한다. 포메이션을 5-4-1로 전환하고 중앙 블록을 더 촘촘히 닫아라. 남은 10분은 공중볼 싸움이다. 세컨볼 차단에 집중해라."

시우의 냉철하고 신속한 전술 변화는 브리스틀 시티의 파상 공세를 완벽히 무력화했다. 상대가 박스 안으로 공을 띄울 때마다, 촘촘하게 메워진 이스트베리의 육탄 수비진이 머리와 가슴으로 공을 걷어냈다.

삐이! 삐이! 삐이이-!

마침내 경기 종료를 알리는 세 차례의 길고 날카로운 휘슬 소리가 이스트베리 파크의 밤하늘을 갈랐다.

최종 스코어 1-0.

이스트베리 FC가 2부 리그의 강호 브리스틀 시티를 꺾고 카라바오 컵 2라운드 진출이라는 자이언트 킬링의 대기적을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그라운드 위로 쏟아져 나온 이스트베리 선수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토미 밀러는 잔디 위에 무릎을 꿇은 채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자신을 버린 세상의 조롱을 실력으로 완벽하게 파괴해 낸 눈물의 증명이었다.

시우는 눈물을 흘리는 토미의 곁으로 다가가 등을 토닥여 주었다.

토미는 고개를 들어 시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감독을 향한 종교에 가까운 절대적인 경외심과 충성심이 가득 차 있었다.

"고맙습니다, 감독님…… 정말로 고맙습니다."

"이건 네가 네 발끝으로 쟁취한 결과다, 토미."

시우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일어서는 순간, 그의 망막 위로 화려한 황금빛 시스템 알림창이 터져 올랐다.

띠리리링-!

[돌발 퀘스트: 자이언트 킬러 (완료)]
- 목표: 리그 컵 1라운드에서 자신보다 상위 리그의 팀을 상대로 승리 (1/1)
- 퀘스트 완료 보상이 정상 지급됩니다.
  * 15,000 System Point (SP)가 성공적으로 지급되었습니다.
  * 한시우 감독의 경험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Lv. 2 -> Lv. 3 레벨업 달성!)

[한시우 감독 레벨업! (Lv. 3)]
- 레벨업 보상으로 시스템 상점 품목이 확장되며 전술 분석 세부 기능이 추가 해금됩니다.
[현재 보유 포인트: 36,000 SP]

보유 포인트는 다시 36,000 SP로 넉넉하게 부풀었고, 레벨은 3에 도달했다.

자신을 '방구석의 감독'이라 비웃던 이들에게 날카로운 전술의 총성을 울린 한시우. 2부 리그의 거함을 물리치고 써 내려가기 시작한 그의 자이언트 킬링 신화는 이제 잉글랜드 축구 전체를 뒤흔들 거대한 돌풍의 서막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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