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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으로 간 천재 외과의사6화

조선으로 간 천재 외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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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사람을 살리는 칼

청평군의 별당에서 돌아온 뒤에도 이진은 발목을 쉬게 하지 못했다.

새벽 종이 세 번 울릴 무렵 전갈이 왔다. 청평군의 배액 천이 다시 젖었고 열이 조금 올랐다는 소식이었다. 이진은 몸을 일으키려다 발목이 찢어지는 듯 아파 다시 앉았다.

[체온: 38.0도.]
[좌측 발목 감염: 호전 지연.]
[권장: 이동 자제.]

"복아. 네가 먼저 가서 손을 씻고 천을 확인해라."

복이는 물동이 앞에서 손가락 사이와 손톱 밑을 문지른 뒤 새 무명천을 챙겼다. 며칠 전만 해도 천을 갈 때마다 이진을 찾던 아이였다.

"배액이 막혔는지 먼저 보아라. 천을 억지로 잡아당기지 말고 젖은 부분을 적셔서 풀어. 피가 다시 솟으면 깨끗한 천을 겹쳐 대라."

"상처 둘레가 더 붉어졌는지도 살피겠사옵니다."

복이가 나가자 김 내관이 들어왔다.

"대군마마. 어제 말씀하신 유청이라는 장인을 찾았사옵니다. 전하께서 먼저 장영실이라는 자를 불러 물어보라 하셨사옵니다. 물시계와 수레를 만들었고 작은 기구의 움직임을 맞추는 데 뛰어난 자라 하옵니다."

"그를 만나야겠습니다."

이진은 아픈 발목을 내려다보았다. 청평군을 절개할 때 손끝에 전해지던 거친 저항이 아직 남아 있었다. 날이 살을 밀어내며 지나갔다. 조금만 더 힘이 들어갔다면 필요한 곳보다 깊이 찔렸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칼 한 자루가 아닙니다. 손에 쥐었을 때 흔들리지 않고 씻었을 때 녹슬지 않으며 매번 같은 깊이로 들어가는 도구입니다."

"정 의원께서 반대하실 것이옵니다."

"반대는 이미 충분히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칼날이 대답하게 하지요."


장영실은 해가 중천에 올랐을 때 별당에 도착했다.

짙은 회색 작업복에는 쇳가루와 기름 자국이 묻어 있었다. 굵은 손가락 끝은 놀라울 만큼 섬세했다. 그는 문턱을 넘자마자 방 안의 물동이와 화로를 살폈다.

"진성군마마를 뵙습니다. 장영실이옵니다."

"칼을 만들고 싶습니다."

장영실은 허리춤의 짧은 칼을 내려다보았다.

"칼은 이미 궁에 많사옵니다."

"사람을 죽이는 칼 말고 사람을 살리는 칼이 필요합니다."

정 의원이 뒤에서 헛웃음을 흘렸다.

"칼이 어찌 사람을 살린단 말이오. 결국 살을 가르는 물건일 뿐이오."

이진은 청평군의 농양을 절개할 때 쓴 낡은 칼을 탁자 위에 올렸다. 장영실은 칼날을 손톱으로 가볍게 긁은 뒤 창호지 사이로 기울였다.

"날 끝이 일정하지 않사옵니다. 가운데가 솟았고 손잡이와 날의 중심도 어긋났습니다."

"맞습니다. 날카롭지만 좋은 칼은 아닙니다."

이진은 무명천을 펼쳐 칼을 가볍게 당겼다. 날이 천을 물고 지나가며 실을 길게 끌어냈다.

"이렇게 걸리는 칼로 피부를 자르면 절개면이 고르지 않습니다. 상처가 넓게 벌어지고 회복도 느려집니다."

"피부를 베는데 어찌 실을 자르는 것과 같겠습니까."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정교해야 합니다."

이진은 얇게 벗긴 대나무 조각을 놓았다.

"끝은 아주 뾰족할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 피부를 열 수 있으면 됩니다. 그다음에는 칼날의 옆면이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손잡이는 젖은 손에서도 돌아가지 않아야 하고 칼집에는 물과 고름이 고이지 않아야 합니다."

장영실의 눈빛이 달라졌다.

"칼날의 두께는 어느 정도를 원하십니까."

"지금 칼의 절반 이하입니다. 너무 얇아 휘어지지 않게 받침은 남겨야 합니다."

"쇠를 얇게 만들면 불에 달구는 동안 휘거나 깨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시험하고 부수며 맞춰야 합니다."

정 의원이 얼굴을 찌푸렸다.

"왕실의 쇠를 부수며 아이 장난을 하자는 말씀이오."

"한 사람의 몸을 잘못 가르면 쇠 한 덩이보다 많은 것을 잃습니다."

이진의 말에 방 안이 조용해졌다. 세종은 낡은 칼과 장영실을 번갈아 보았다.

"장영실. 네가 만들 수 있겠느냐."

"칼 하나는 어렵지 않사옵니다. 마마께서 원하시는 칼을 매번 같은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지는 시험해야 하옵니다."

"내의원 공방의 화로와 쇠를 쓰게 해 주십시오. 환자에게 바로 쓰지 않고 천과 가죽으로 먼저 시험하겠습니다."

세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락한다. 궁의 물자와 시간을 함부로 쓰지는 말라."

"그 명은 제가 맡겠사옵니다."

장영실은 명령을 받은 사람보다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사람처럼 보였다.


내의원 뒤편 공방에는 작은 화로와 모루가 놓여 있었다. 장영실은 칼을 만들기 전에 이진에게 필요한 절개 길이와 손가락이 닿는 위치를 물었다.

"칼날이 짧으면 깊이를 통제하기 쉽습니다. 손잡이 끝에는 손가락이 앞으로 미끄러지지 않게 턱을 만들어 주십시오."

"젖은 장갑은 없지만 손이 칼날로 가지 않게 하겠습니다."

장영실은 쇠를 불 속에 넣었다. 붉어진 쇠를 꺼내자 망치가 모루 위에서 빠르게 울렸다.

탕. 탕. 탕.

쇠가 길어지고 얇아졌다. 첫 번째 칼이 완성되자 이진은 무명천 위에 칼날을 올렸다. 칼은 천을 잘랐지만 중간에서 걸리며 실을 잡아당겼다.

"날이 한쪽으로 기울었습니다. 당기는 힘이 손가락 쪽으로 돌아옵니다."

장영실은 칼날을 빛에 세웠다. 한쪽 면이 더 두껍게 빛났다.

"정말 그러하옵니다."

이진은 삶은 돼지껍질 조각을 나무판 위에 팽팽하게 고정했다. 장영실이 다시 칼을 그었다. 껍질의 절개면이 울퉁불퉁하게 벌어졌다.

"이 칼은 힘으로 자르는 칼입니다. 좋은 칼은 힘을 덜 들이고도 같은 길을 지나가야 합니다."

장영실은 칼의 무게를 재더니 손잡이를 바라보았다.

"손잡이가 무겁습니다."

"쇠가 얇아도 손잡이가 무거우면 칼끝이 먼저 내려갑니다. 나무를 덧대면 틈으로 물과 고름이 스밀 수 있으니 표면이 한 덩어리처럼 닫혀야 합니다."

장영실은 첫 번째 칼의 흠집을 표시했다.

"칼날만 깨끗하면 되는 것이 아니군요. 손이 닿는 곳까지 씻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맞습니다. 좋은 칼은 의사의 흔들림을 줄이고 오염될 틈을 줄여야 합니다."

정 의원이 결국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환자 하나를 살리겠다고 쇠와 술과 천을 끝없이 쓰고 있사옵니다."

세종이 정 의원을 돌아보았다.

"환자를 살릴 수 있다면 쓰는 까닭을 기록하면 된다. 쓸 까닭도 없이 쓰는 것과는 다르다."

장영실은 첫 번째 칼을 다시 불에 넣었다. 이진은 종이에 고칠 점을 적었다.


해가 서쪽 담장에 걸릴 때 두 번째 칼이 나왔다.

칼날은 더 짧고 얇았다. 손잡이에는 손가락을 받치는 턱이 생겼고 칼집은 안쪽에 얕은 홈만 남긴 쇠통으로 바뀌었다.

"천을 대지 않았습니다. 젖은 천이 썩어 칼을 더럽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영실이 쇠통을 기울였다.

"끓는 물에 넣어도 견디겠사옵니다. 다만 꺼낸 뒤 물기를 말려야 합니다."

"술로 닦은 뒤 말리십시오. 칼날을 술에 담가 두지는 마십시오."

"무엇이든 담그면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로군요."

"깨끗하게 만드는 법도 순서가 있습니다."

이진은 두 번째 칼로 돼지껍질을 잘랐다. 칼끝이 표면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얇은 선을 남겼다. 손목에 힘을 거의 주지 않아도 절개가 일정했다.

장영실의 입가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이번에는 어떠하옵니까."

"좋습니다. 하지만 한 자루가 완성되면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같은 칼을 여러 자루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쓰고 닦고 말리는 동안 다음 칼이 있어야 합니다."

장영실의 눈이 깊어졌다.

"그러면 쇠의 두께와 불의 세기와 식히는 물의 양까지 기록해야 하옵니다."

"바로 그것을 해 주십시오."

이진은 칼날 길이와 손잡이 모양을 그린 종이를 내밀었다.

"저는 쇠를 만드는 법을 모릅니다. 대신 어떤 움직임이 필요한지는 압니다. 장인께서는 제가 모르는 부분을 채워 주십시오."

장영실은 종이를 오래 바라보았다.

"마마께서는 칼이 아니라 손이 실수하지 않게 만드는 틀을 원하시는군요."

"사람의 손은 피곤해지고 흔들립니다. 도구가 그 흔들림을 줄여야 합니다."

장영실은 세종에게 몸을 돌렸다.

"전하. 공방의 화로 하나로는 부족하옵니다. 쇠를 고를 사람도 필요하옵니다. 유청이라는 장인을 제 곁에 붙여 주십시오. 저는 규격을 잡고 유청은 세부 벼림을 맡겠습니다."

세종은 이진을 바라보았다.

"진아. 네가 원하는 칼이 왕실 밖의 환자에게도 쓰인다면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

이진은 발목의 열과 청평군의 상처를 떠올렸다. 덕삼의 손가락도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만드는 법과 쓰는 법을 함께 기록하겠습니다. 손을 씻지 않고 이 칼을 잡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세종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라. 장영실에게 공방과 재료를 내주겠다. 만든 칼마다 기록을 남기고 내의원에서 시험한 뒤에만 쓰도록 하라."

"명 받들겠사옵니다."

이진은 장영실을 바라보았다.

"칼끝보다 먼저 손잡이를 생각해 주십시오. 사람이 겁을 먹으면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손이 편해야 칼도 바르게 움직입니다."

장영실이 대답했다.

"그럼 손잡이를 먼저 만들겠습니다."

그날 저녁 장영실은 두 번째 칼을 쇠통에 넣어 챙겼다. 이진은 복이에게 손을 씻고 새 천을 꺼내는 순서를 다시 확인하게 했다.

"이 칼은 날카로워서 위험한 것이 아닙니다. 더러운 손으로 잡으면 위험해집니다."

"예. 물을 끓이고 천을 새로 꺼낸 뒤에만 쓰겠사옵니다."

그때 바깥에서 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대군마마!"

젊은 내관이 숨을 헐떡이며 들어왔다.

"세자 저하의 눈이 며칠째 붉고 시리며 피부에도 이상한 반점이 번진다 하옵니다. 내의원에서 살폈으나 차도가 없사옵니다. 전하께서 대군마마께 진찰을 청하셨사옵니다."

이진은 완성된 칼을 바라보았다.

[새 환자 정보 부족.]
[진찰 우선순위: 안구 및 피부 상태 확인.]
[권장: 이동 전 체온과 감염 상태 점검.]

발목이 다시 욱신거렸다. 이진은 가마를 부르려다 멈췄다. 세자의 병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

"복아. 세자 처소에 가져갈 물품을 준비해라. 끓여 식힌 물과 새 천을 넉넉히 챙기고 장영실의 칼은 쇠통째로 가져간다."

장영실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벌써 그 칼을 쓰시려 하옵니까."

"아직 쓰지 않습니다. 먼저 환자를 봅니다."

이진은 아픈 발목을 딛고 일어섰다.

"하지만 좋은 칼은 필요할 때 손에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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